"국제해양재판소 제소, 한일 피해어민들과 소송 등 법적 대응 할 것"
'유감' 표명 文정부 향해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 취해야" 촉구
日입장 지지 美행정부 향해선 "외교적 갈등 없을 것...접점 맞춰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3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상방류 결정에 대해 "이는 바다를 공유한 인접국과 국민들에 대한 폭거로 엄중 규탄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이같이 강력 반발한 뒤, "오염수 처리 방식에 대한 최종 결정 또한 인접 국가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결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어 "일본 정부는 자국민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들과 해당 국민들에게 오염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미 지난해부터 한일해협 연안 시도지사 회의 등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공유를 주장해왔다"며 "만약 우리의 긴급하고 정당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일방적인 방류를 결정한다면 법적 대응에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일본 정부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모든 필요절차를 생략하고 방류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말할 때가 아니라 행동할 때가 되었다"라며 "제주 주재 일본 총영사를 초치하고, 일본 대사와 면담을 통해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법적 대응과 관련해선 "방류수로 인한 방사능은 1차적 위험성이고, 그로 인한 지역경제와 산업피해는 2차 피해에 해당한다"면서 "이 모든 것을 포함해 엄격한 검증과 함께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하거나 양국의 피해 국민을 모아 함께 소송하는 것 등"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한 "제주를 비롯한 부산과 경남, 울산, 전남까지 5개 지자체가 '오염수 저치대책위'를 구성해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시작하겠다"며 "내일부터 당장 전문가들과 논의해 국제법과 국내법상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힘줘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유감표명'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와 관련 "5인의 유엔 특별보고관들도 지난달 11일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 추진은 '환경 및 인권에 중대한 위험'이라는 성명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라며 "그린피스 사무총장도 일본의 방류 결정이 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고 부연설명했다.
원 지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적법 방류'라고 일본 입장에 선 데 대한 점에 대해서 "미 국무부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원자력 기구 등을 통해 기준을 갖고 얘기한 것 같다"라며서도 "저희가 미국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의무는 전혀 없다"고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일본에 많은 어민 단체, 환경 및 사회단체들이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도쿄만(灣)에 방류를 하라고 할 정도로 이의제기를 많이 하고 있다"라면서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것들이 얼마나 타당한지 엄격한 검증과 함께 의사표시를 통해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외교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미국도 큰 나라이지만, 한국도 제법 큰 나라다"라며 "외교적인 갈등이 있으면 서로 접점을 맞춰나가면 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입장과 한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근본적인 외교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게 원 지사의 생각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