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에서 세금인상 발언으로 레이건에 대패
후일 인터뷰서 "진실을 말했다"고 언급
러닝메이트로 첫 여성 후보자 선발
◆…워싱턴의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악수하는 월터 먼데일과 바이든 대통령 <사진 로이터>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월터 먼데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미국 대선 토론회 <사진 로이터>
◆…월터 먼데일 <사진 로이터>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역임하고, 20세기 후반 진보 민주당을 대표하는 선구자였던 월터 먼데일이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먼데일은 여성 러닝메이트를 선출한 최초의 대통령 후보로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카터의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 상원과 부통령으로써 시민권, 학교 통합, 소비자 보호, 농장과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 일해 왔다.
먼데일의 가족들은 "먼데일이 최근 며칠간 카터, 클린턴, 조 바이든 대통령,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대화를 나눈 바 있다"고 대변인을 통해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영부인은 성명을 통해 "월터 먼데일 부통령의 서거는 매우 슬픈 일"이라며 "우리나라의 가장 헌신적인 애국자인 동시에 소중한 친구이자 멘토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은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부통령은 "월터 먼데일은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여성을 선출한 양당의 첫 대통령 후보였으며 카말라 해리스가 부통령이 된 것을 볼 수 있어 얼마나 기뻤는지 안다"고 덧붙였다
카터 전 대통령(96)은 성명을 통해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훌륭한 부통령으로 기억될 월터 먼데일이 영면에 든 것을 애도한다"고 말하며 "그는 미네소타, 미국, 그리고 세계를 위해 일하는 매우 소중한 파트너이자 유능한 관리인이었다"고 밝혔다.
먼데일은 4년 전 카터를 이겼던 인기 있는 공화당 의원이었던 레이건을 상대로 1984년 민주당 후보로 지명되었다. 이때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서 제럴딘 페라로 뉴욕 민주당 여성 의원을 지목했다.
여성을 선발한 역사적인 행보에도 먼데일은 워싱턴D.C.뿐만 아니라 그의 고향 미네소타만 차지한 채 50개 주 중 49개에서 패배하며,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악의 패배를 겪었다.
선거 당시 레이건과 대립하는 동안 먼데일은 미국인들에게 세금 인상을 약속했는데, 이는 입후보에 도움이 되질 못했다.
198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민주당 대통령 지명 수락 연설에서 "나의 첫 임기가 끝날 때까지 레이건 대통령의 재정적자를 3분의 2로 줄일 것"이라며 "진실을 말합시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레이건도 세금을 인상할 것이고 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발언은 그의 선거운동에 찬물을 끼얹었고 몇 년 후에도 그는 이에 후회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2004년 PBS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분은 좋았고, 내가 진실을 말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먼데일은 1964년부터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다가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이 사임한 뒤 현직 공화당원 제럴드 포드를 누르고 1976년 카터가 승리하자 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카터는 이란 인질극,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어려운 경제 여건 등과의 고투 속에 점점 나약한 대통령의 이미지로 보였다.
카터와 먼데일은 1980년 레이건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조지 H.W. 부시에 패했다. 먼데일과 레이건 사이의 경쟁은 미국인들에게 진보와 보수 후보자 간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먼데일은 1928년 미네소타주 실론에서 감리교 목사인 아버지와 음악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6번째로 태어났다. 광업과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미네소타는 자유주의적이고 포퓰리즘적 정치 전통이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는 미네소타 대학에서 법학 학위를 수여했고, 당시 미니애폴리스 시장이었던 험프리의 재선 캠페인 관련 일을 하면서 정치 인생의 첫 행보를 내딛었다.
<제공 :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