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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환경개선캠페인] 조세불복분야

③ 당신의 '재판 받을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

조세일보 | 염재중 기자 2021.04.2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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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받고 있는 납세자의 재판받을 권리

깜깜이 재판, 조세담당 재판부 비전문성 개선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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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재판, 조세 분야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재판부가 납세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재판장이 조세 사건에 대해 잘 파악하지 못하면 인용하기보다는 기각으로 기울어지기 쉽다"

조세분야에서만 15년가량 소송을 수행해 온 대형 로펌의 A 변호사의 말이다.

■ "조세 전담 재판부의 비전문성 개선해야" 

오랫동안 조세 분야에 몸담은 B 변호사는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의 질문이 개인적인 호기심에 따른 것은 아닌지 여러 번 귀를 의심했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담당 재판장의 재판 진행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며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심지어 재판과정에서 조정권고까지 해 놓고, 그와 정반대의 판결을 내린 것은 재판부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한 것이라며 재판부에 대한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서울행정법원에서 조세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4개 부서였다. 이들 재판부 중 판사 1명만이 조세분야 재판연구관 출신이다.

올해 들어 서울행정법원은 조세 전담 재판부를 1개 늘려 5개 재판부가 조세 사건을 맡고 있고, 조세 연구관 출신 판사가 1명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 재판부 중 조세 연구관 출신 재판부는 내년이면 인사 이동으로 행정법원을 떠나야 한다.

역시 조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C 변호사는 "조세 사건의 경우 일반사건에 비해 재판 부담이 매우 높다. 그래서 조세 전담 재판부를 1개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행정법원이 조세 전담 재판부를 늘린 것에 대해 "조세 전담 재판부의 재판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을 보였다. 전문성 확보와는 결이 다른 조치란 얘기다. 

그는 조세 전담부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조세연구관 출신의 법관으로 재판부를 구성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세 분야에 대해 다른 판사들 역시 선호하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며 "따라서 조세연구관 출신에게 조세 전담 재판부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특혜처럼 인식돼 일반 판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 변호사는 "무엇보다 재판부의 전문성이 떨어지다보니 판결문에 구체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며 "재판정에서 사건에 대해 활발한 논의 과정을 거쳐 결론에 이른다면 결과에 수긍이 가지만, 재판부가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고, 변호사들도 어디에 집중해 변론을 해야 하는지 종잡을 수 없을 때 어려움을 느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속칭 '깜깜이 재판'의 문제점에 대해 "1심에서 제대로 논점을 다투지 못하고 항소심에 가서야 다투게되면 3심 재판에서 소중한 1심을 그냥 흘려보낸 결과가 될 수도 있다"며 "전문성 부족이 낳은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C 변호사는 반면 "어느 재판부의 경우 판결문을 꼼꼼히 작성해서 놀란 경험도 있다"며 "일부 재판부의 경우 전문성 부족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심한 노력에 고마움을 느낀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와 달리 세법 분야는 전문가들인 법조인과 세무사들조차 진입장벽이 높다고 말한다. 그만큼 일반 법률과는 다른 세법만의 독특한 법리와 수시로 변동되는 세법의 특성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따라서 조세전담 재판부의 경우 조세조 재판연구관이나 조세 분야 학위 등 재판부 구성에 전문 능력을 갖고 있는 판사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조세 전문 판사를 늘리는 계획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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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은 현재 14개 합의부가 있으며 이 중 5개부에서 조세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 홍준표 기자)

■ "조세분야 대법관 인재 풀 부족…시스템 개선해야"

현재 행정법원은 14개 합의부가 있으며, 이 중 5개(2, 4, 5, 6, 8부) 재판부가 조세 전담 재판부로 구성돼 있다.

서울고등법원의 조세 전담부는 ▲행정1부(1-1, 1-2, 1-3) ▲행정 3부 ▲행정 8부(8-1, 8-2, 8-3) ▲행정 9부 ▲행정 11부가 담당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관계자는 "행정 3부는 조세·공정거래 전담부이고, 행정 9부는 조세·토지수용 전담부이며, 나머지 부는 조세 전담부"라며 "물론 각 재판부는 조세 사건 뿐 아니라, 일반 행정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경우 "특별부는 3개부로 구성돼 있고, 특별부에서는 조세 사건 이외에도 일반 행정사건을 같이 처리하고 있어 조세 사건만을 전담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각 대법관들의 조세 관련 경력을 따로 관리하지 않아 관련 경력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행정법원 및 고등법원 조세 전담 재판부와 대법원의 대법관,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의 조세 관련 경력을 알아보기 위해 각 담당 판사들의 경력을 전수 조사했으나, 일부 판사들과 재판관들만이 조세관련 경력이 확인됐고, 대부분은 조세 관련 경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대법관의 경우 안철상 대법관이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행정소송의 이론과 실무' 등을 집필하는 등 조세와 직접 관련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안 대법관은 한국행정판례연구회 부회장, 한국행정법학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또 조재연 대법관은 조세법 관련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세법상의 감가상각에 관한 연구' 등 세법 관련 논문을 집필한 경력을 갖고 있다.

헌법재판관 중에서는 이선애 재판관이 재정경제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과 국세청 조세법률고문,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과 대법원 행정처 산하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등 조세분야 관련 경력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조세분야 심리와 관련해 "조세사건을 전담하는 '재산권부'에 국세청 파견 공무원과 조세법 전공자들로 구성된 연구관들이 헌법재판관들의 심리에 앞서 기초 연구와 보고서를 작성해 심리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세분야 사정에 밝은 D 변호사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중 조세분야 전문가가 포진해 판결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며 "조세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했던 중견 판사들의 경우 상당수가 변호사로 나왔고, 결국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까지 올라갈 인재풀이 사실상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선 법원의 한 중견 판사는 "한 사람의 전문 법관을 키우기 위해 오랫동안 국가에서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변호사로 나가는 현상에 대해 국가적인 자원의 낭비가 아닐까 싶다"며 "법관으로 남아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판사의 전문성과 다양성 확보는 서로 모순되는 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세 분야에서 전문성 확보에 대한 요구는 '납세자의 재판의 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게 조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조세 전문 변호사는 "깜깜이 재판, 재판과정과 다른 예측가능성이 없는 재판, 조세 사건에 경험이 없는 재판부의 미숙한 재판 등으로부터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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