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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는 예정된 수순?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2021.04.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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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한국씨티은행 4년간 6.5% 성장 vs SC제일은행 42.9%
한국씨티은행 지점 2017~2018년 89곳 폐쇄…작년말 41곳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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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한국씨티은행

미국 씨티그룹이 지난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국내 진출한 소매금융 사업이 17여년만에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한국씨티은행은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시키는 분위기 속에서도 SC제일은행과 함께 국내에서 개인 영업을 영위하는 양대 외국계 은행으로 남았다.

씨티그룹이 한국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키로 결정하면서 한미은행 인수 이전처럼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사업만 남게 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중국·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심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영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부문은 그대로 남겨 영업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이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키로 배경에는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소매금융 사업 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의 최근 5년여간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2016년 11조8895억원, 2017년 11조6739억원, 2018년 11조3161억원, 2019년 11조6115억원, 2020년 12조6509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씨티은행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소매금융이 집중된 가계대출에서 실적이 쪼그라들었을 뿐 아니라 2019년과 2020년 소폭 증가에 머물러 소매금융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4년과 2017년 두차례에 걸쳐 한국씨티은행이 국내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17년 디지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126개 지점을 25개 지점(기업전문 영업점 제외)으로 대폭 줄이겠다는 차세대 소비자 금융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한국씨티은행은 이미 금융소비자들이 많은 서비스를 디지털 채널을 통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영업점을 지금과 같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서울에 있는 지점 49개를 13개로 지방지점 56개는 8개로 통합하겠다고 밝혔고 지점 폐쇄를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2017년 37개의 지점을 닫은데 이어 2018년에도 52개의 지점을 폐쇄했고 2020년 12월말 현재 41개 지점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외국계은행 SC제일은행이 198개 지점을 갖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지점은 제주은행의 지점 31곳에 비해 불과 10곳이 더 많은 수준이며 전북은행의 93곳에 비해서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씨티그룹이 한국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키로 발표하기에 앞서 이미 3~4년 전부터 한국에서 영업점을 점차 폐쇄하면서 준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는 대목이다.

한국씨티은행의 가계부문 대출금을 SC제일은행과 비교해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가계대출금은 2016년 12월말 11조8895억원에서 2020년 12월말 12조6509억원으로 4년간 6.5% 성장했다.

반면 SC제일은행의 가계대출금은 2016년 22조5585억원에서 2020년 32조2319억원으로 42.9% 급증했다. SC제일은행의 가계대출금 성장률이 한국씨티은행의 성장률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씨티그룹이 아시아·태평양 13개 지역의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키로 결정한 데는 이 지역 내 수익성 높은 자산관리 및 기관영업 사업부문에 자원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의 철수 예정인 13개 지역 합산 지난해 이익경비율은 77%로 비교적 높고 세전손익은 1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은 주주환원 중심의 전략적인 사업 개편을 추진하면서 향후 소매금융 사업은 4개의 자산관리 허브인 싱가포르, 홍콩, 아랍에미리트, 런던으로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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