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판매량 감소에도 수익지표 개선
철강 시황 개선·고부가 판매확대 주효
◆…현대제철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1년 1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이 글로벌 철강 시황 회복세에 힘입어 수익지표가 일제히 개선된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요산업 부진이 이어졌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6분기 연속 분기 순손실을 보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3년 만에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 9274억원, 영업이익 3039억원, 당기순이익 2199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7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5.6% 증가했고 영업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전분기에 비교하면 매출이 3.1%, 영업이익이 448.6% 늘었으며 순이익도 흑자전환으로 기록됐다. 영업이익률은 6.2%로 전분기보다 5.0%p 뛰었다.
이번 영업이익 규모는 2018년 2분기 3756억원 이후 처음 다시 3000억원을 넘긴 것이다. 이 회사는 2019년 3분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에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341억원에 그친 것을 시작으로 그 해 4분기 현대차 그룹 편입 이후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작년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위축에 부딪쳐 분기순손실이 이어지는 등 불황의 터널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올 1분기엔 박판열연공장, 컬러강판설비 등 지난해 단행한 저수익 사업부문 구조조정 등의 영향에 생산량이 450만톤으로 전년동기보다 59만톤 줄고 판매량도 492만 6000톤으로 같은 기간 15만 3000톤 감소했으나 세계 경기 회복세에 철강수요도 늘면서 제품가격이 인상돼 매출이 늘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판매단가 상승으로 마진이 개선되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도 확대됨에 따라 나란히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게 됐다. 별도기준 영업이익도 296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36.0% 늘어난 가운데 자동차 산업 수요회복으로 유럽·미주지역 중심의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도 외형과 이익이 개선되며 전사 실적에 힘을 보탰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 시황이 개선되면서 판재류 중심으로 제품가격이 인상되고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됐는데 선진국과 내수 중심으로 철강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라며 "최근 열연, 후판의 국내 유통가격이 조선·자동차 등 주요 수요산업의 업황개선과 중국의 철강재 감산기조에 힘입어 100만원대 초반에 형성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철근 시장의 견조세가 지속되고 2·4 대책에 따른 부동산 공급 확대도 수요산업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설된 통합수주관리 조직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선 후판 가격협상을 최근에 완료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도 시장 기대 수준에 부합하도록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최근 자동차 반도체 관련 이슈로 인한 강판 공급문제도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지속 급등세를 보이는 상황인 만큼 수요산업과의 가격 협상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데 주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4분기 톤당 120~150달러 수준까지 올랐고 올 1분기엔 160달러대를 기록했다. 전기로의 원료인 철스크랩도 지난해 말 톤당 30만원 수준에서 1분기엔 40만원대를 넘겼다.
다만 긍정적인 시장 상황에 따라 올해 이익이 당초 계획보다 추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철강 시황 상승세에 맞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주요 수요처별 맞춤형 영업활동을 강화함으로써 판매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최근의 회복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