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청권 일대에 'K-반도체 벨트' 구축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평택·화성·용인·천안을 중심으로 한 경기·충청권 일대에 세계 최고의 반도체 국가 도약을 위한 'K-반도체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준비된 미래, 반도체 강국'을 위한 K-반도체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우리 정부도 반도체 강국을 위해 기업과 일심동체가 되겠다. 기업의 노력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이 취임 후 4년 동안 선도형 경제 전환을 위해 시스템반도체를 미래차·바이오와 함께 3대 중점산업으로 정해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던 국내 반도체 기업 지원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보고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패스, 리벨리온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총 510+α조원 규모의 대대적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디지털 경제 전환이 빨라지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세계 반도체 시장이 거대한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장기간에 걸쳐 호황이 이어지는 슈퍼사이클 진입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은 자국 위주의 공급망 재편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을 선제적 투자로 국내 산업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해 이 기회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평택 반도체 생산단지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열리고 있는 곳”이라면서 'K-반도체 전략' 대국민 보고에 대해서 “반도체 업계와 수요기업, 정부와 지자체, 인력양성기관까지 한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마련한 전략”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과 미국, 대만의 반도체 산업 현황을 설명한 뒤 “이제 세계 주요 경쟁기업들이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 역시 도전과 혁신을 계속해왔고, 격변의 시기에 맞설 준비를 마쳤다. 그 전진기지가 바로 이곳, 평택 반도체 생산단지”라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택 반도체 단지에 대해선 “2017년 문을 연 제1공장과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제2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최첨단 메모리칩을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시스템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생산될 것이다. 축구장 스물다섯 배 규모의 제3공장이 내년 말 완공되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라인으로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2019년, '시스템반도체 전략과 비전'을 수립해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을 향해 함께 뛰었고, 민관이 힘을 모으며 뚜렷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면서 “시스템반도체는 지난해 300억 불 수출을 달성하며 5대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했고, 전체 반도체 수출도 10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연간 수출액은 1000억 불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향후 10년간 총 510조 원 이상의 투자계획임을 언급한 뒤 “삼성전자는 평택과 화성의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복합 생산라인을 대규모로 증설하고, SK하이닉스도 용인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라는 설명과 함께 불확실성에 맞서 더욱 적극적으로 선구적인 투자에 나선 기업인들의 도전과 용기에 경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쟁의 시대로 옮겨간 변화에 편승해 정부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보조금 지원, 세제 혜택 등 파격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에 이르는 반도체 공정은 물론 소재·부품·장비까지 촘촘한 공급망을 구축할 것과 IT기업이 모여 있는 판교에 팹리스 밸리를 조성해 설계 분야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를 비롯한 충청권은 반도체 칩의 상품성을 더욱 높여 줄 패키징 전문단지로 조성,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단지가 들어서는 용인은 기술자립형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육성, 화성과 천안은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첨단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단지 조성뿐 아니라 기업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고, 생산능력 확대가 빠르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세제, 금융, 규제 개혁, 기반시설 확충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반도체를 국가 핵심전략기술로 지정해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최대 여섯 배까지 확대하고, 연구개발 투자에 대해서는 최대 50%를 세액 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1조 원 이상의 특별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시설투자에 저리의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각종 인허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송전선로와 용수, 폐수 재활용 시설을 확충하여 반도체 제조시설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서도 정부 자원의 총동원령도 발동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핵심인재 3만6천명 양성, 차세대 전력 반도체, 인공지능 반도체, 첨단 센서 등 성장 가능성이 큰 핵심기술 개발에 힘쓸 것임도 강조했다. 특히 규제 특례, 인력 양성, 신속투자 지원 확대를 위한 '반도체 특별법' 제정 논의도 국회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민관이 힘을 모은 'K-반도체 전략'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거센 파고를 넘어설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시스템반도체까지 세계 최고가 되어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의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산업 각 분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자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 정장선 평택시장이, 기업에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정대화 LG전자 부사장, 이현덕 원익IPS 대표이사, 노환철 솔브레인 대표이사,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이사,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이사,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이사, 정칠희 네패스 회장, 이우경 ASML코리아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학계와 기관에서는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 김무환 포항공과대학교 총장,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김영삼 전자기술연구원장, 허남용 자동차연구원장 등이 함께 했다.

국회에서는 양향자 반도체기술특위 위원장,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평택시갑), 그리고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청와대에서도 유영민 비서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유연상 경호처장과 안일환 경제수석, 박복영 경제보좌관, 탁현민 의전·신지연 제1부속·이호준 산업정책비서관, 박경미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