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사거리 제한 해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한국군의 미사일 개발을 제한해 온 '한·미 미사일지침'이 42년 만에 종료됐다. 이 지침이 폐지되면서 한국은 미사일 사거리에 구애받지 않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미 미사일지침은 1979년에 만들어졌다. 이 때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는 조건으로 평양까지만 타격할 수 있도록 최대 사거리 180km, 탄두 중량 500kg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후 4차례의 개정을 거치며 사거리와 중량을 늘려왔지만, 800km에 불과한 최대 사거리는 한계로 지적돼왔다. 세계 최대 중량의 탄두 장착이 가능함에도 여전한 제한으로 '주권 제약'이란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번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가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되찾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은 사거리 1000~3000km 중거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우주로켓 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정찰 위성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미사일 지침 해제 문제는 역대 정부에서도 숙원 사업이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에 최대 사거리 300km, 탄두 중량 500kg인 탄도미사일을 개발·보유할 수 있도록 지침이 최초로 개정됐다. 당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부각되는 시기였다.
이후 이명박 정부 당시 2012년에 2차 개정이 이루어졌고, 이때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800km로 늘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지침은 두 차례 손질됐다. 2017년 11월엔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없애고(3차 개정), 지난해 7월엔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 철폐가 이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