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지는 공유경제…稅수입엔 '기대반 우려반'

주 오이시디 대한민국 대표부 분석

'공유·임시경제 성장, 부가세에 어떤 영향 미치나'

자신에게 남아도는 물품이나 서비스 등을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하루가 다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숙박 임대 서비스를 하는 '에어비앤비'와 콜택시 서비스 회사인 '우버'가 있다. 그런데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일부 경제 활동에선 과세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부가가치세 세원(稅源)을 확보하는데 있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활동 중인 공급자들을 공적 영역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선 세원 확대가, 다른 시각에선 납세의무자 해당 여부를 파악하는 게 어렵기에 세원을 축소시킬 수 있단 위험이 있다. 이에 일반적인 부가가치세 정책수단 외에도 디지털 플랫폼에 역할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 손질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 오이시디 대한민국 대표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공유·임시경제가 부가가치세 정책·행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공유·임시경제 규모가 2018년 2040억 달러를 기록했고 2023년엔 45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임시경제의 핵심영역으론 운송, 숙박, 주문형 서비스 등이 있다. 운송, 숙박 2개 영역은 거래 규모의 약 90% 차지한다.
  플랫폼을 통해 비공식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다보니 기존 부가가치세 체계에서 과세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공유·임시경제 공급자는 종종 다수의 소액거래를 수행하는 개인이며 부가가치세에 대한 지식이나 순응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가가치세 수입을 늘릴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보고서는 "공유·임시경제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현금 기반 비공식 경제활동을 공적 영역으로 포함시켜 부가가치세 세원 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국 부가가치세 제도에 따라 공유·임시경제 성장이 세원을 축소시킬 수 있단 우려가 있다. 보고서는 "사업자 등록을 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던 전통적인 기업(예 호텔)을 등록기준에 미달하는 다수 공유·임시경제 공급자로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플랫폼이 당사자 역할을 수행하는지,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플랫폼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했다. 납세의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다수의 납세자를 상대해야 하는 과세당국의 행정·조사 부담도 생긴다.
 

부가가치세 정책·행정 어떻게 짜야할까

일반적인 부가가치세 정책으로 고려할 땐, 영세사업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신고의무를 완화해주는 정책이 세수를 관리하는데 유용하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각국은 공유·임시경제로 인한 부가가치세 세수·행정 부담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면제기준 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간소화된 매입세액공제라든지 매출의 고정비율(일반 세율보다 낮은)로 과세하되 매입세액 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등의 추정 부가가치세 제도도 정책 수단으로 꼽았다.

현재 시행 중인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제'도 고려해 볼 만하다. 보고서는 "기업 고객이 부가가치세 금액만큼 공제해서 과세당국에 납부하고 남은 순금액을 공급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주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유·임시경제 영역(예 음식배달)에 유용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 외에 디지털 플랫폼을 관여시키는 안도 고려해야 한단 목소리다. 보고서는 "공유·임시경제 플랫폼이 부가가치세 의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공급자에게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기능해야 한다"며 "플랫폼이 자발적 또는 과세당국과 협조관계에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플랫폼이 과세당국에 부가가치세 납세순응·집행에 필요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법 개정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2020년에 BEPS 포괄적 이행체제에서 채택된 공유·임시경제 판매자 소득에 대한 플랫폼 운영자의 보고 모델 규정을 활용할 경우 낮은 협력비용과 행정부담으로 부가가치세 납세순응 촉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공동책임을 지게하는 방법도 있다. 과세당국이 미이행 사례를 디지털 플랫폼에 통보하고 플랫폼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땐, 향후 미신고된 부가가치세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을 묻는 식이다. 또 보고서는 법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부가가치세 목적상 공급자로 지정하는 '완전 책임 모형'을 언급하며 "플랫폼이 부가가치세 평가·징수·납부에 대해 단독으로 완전 책임을 부담하고, 공급자는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 책임에서 면제하는 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