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바이든의 인프라 투자안 주목

미국 주요 증시가 4일(현지시간) 상승세로 한 주를 마감한 가운데 시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조7000억 달러 규모(약 1890조 원)의 인프라 투자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79.35p(0.52%) 상승한 3만4756.39에 마감했다. 대형주 S&P500지수는 37.04p(0.88%) 오른 4229.89로 집계됐다. 기술주 나스닥지수는 199.98p(1.47%) 오른 1만3814.49로 끝마쳤다.

투자자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인프라 투자안 통과 여부에 주목하며 이 영향으로 관련 주식이 계속 상승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미국 도로와 터널, 다리 같은 인프라 지출 기대감으로 S&P500 산업 및 자재 분야가 올해 모두 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2.5% 올랐다.

최대 수혜주 가운데 하나인 US스틸은 지난 6개월 동안 52.76%, 뉴코는 94.46% 올랐다.

존 모레이 NFJ투자그룹최고투자책임자는 "이와 같은 큰 폭의 상승으로 인해 워싱턴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안이 실현되지 못하면 관련 분야의 매도가 일어날 수 있다"며 "기대감이 지금까지 시장에 얼마나 영향 미쳤을지 두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피트 부티지그 미 교통부 장관은 6월 7일을 공화당 상원의원과 협상 분기점으로 보면서 협상이 어려우면 조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제안한 1조7000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안을 9280억 달러로 역제안했다. 다만 공화당의 투자안에서 신규 지출은 2570억 달러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재원은 코로나19 긴급 구호 부양안 관련 자금 등 이었다.

진보성향 민주당원은 적합하지 않은 모든 법안을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셸리 무어 캐피토 공화당 상원의원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모레이 투자책임자는 "기지국과 데이터센터 같은 기술집약적 인프라 개선 사업으로 혜택을 볼 저평가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및 세계 여러 나라의 무선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아메리칸 타워의 주가는 올 한 해 17% 상승했다.

시장은 물가상승과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된 통화정책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는 가운데 인프라 관련 주식에 주목하고 있다.

다음 주도 시장은 물가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오는 10일에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예상보다 높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자 매도가 촉발돼 인프라 관련주도 같이 하락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

스테이트 스트리트 코퍼레이션 데이터에 따르면 인프라 주식에 베팅한 교환 거래 펀드는 5월에 긍정적인 순유입을 일으킨 유일한 주제별 ETF였다. 인프라 ETF는 5월까지 1년 동안 76.1% 증가했다. 이는 로봇공학이나 디지털보안 같은 다른 주제별 ETF보다 2배가 넘는 수치.

웰스파고는 바이든의 부양안을 고려할 때 유틸리티 분야가 3840억 달러 규모의 연방 지출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향후 6~18개월 동안 이 분야의 매력이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웰스파고는 "미국 일자리 계획의 파급효과가 유틸리티 분야의 성장으로 바뀌는 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스폰하이머 가벨리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의회가 인프라 투자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거로 예측하는 투자자라면 청정에너지와 자동차 부품 및 제조, 농기계 같은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폰하이머는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 적어도 2023년까지 자동차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이 인프라 투자안에 초당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2022년과 2023년의 성장을 이끌 공급망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