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 수요 증대와 약 달러가 유가 상승 요인으로 거론
달러화 약세 3분기까지 지속…유가 55~80 달러로 변동 심할듯
◆…미국 서부 텍사스유의 최근 1년여간 유가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미국 서부 텍사스유(WTI)는 4일(현지시간) 배럴당 69.62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전세계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에너지 관련기관은 올해 2분기 전세계 원유 소비가 1분기보다 하루 평균 22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늘면 원유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경제 흐름과도 일치한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급증하고 글로벌 경제 재개로 인해 하반기 원유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OPEC+가 계속되는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유 증산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가가 쉽사리 하락하지는 않을 듯한 분위기다.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들의 협의체다.
OPEC+는 이달 초 낸 성명에서 “"기존의 원유 감산 완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면서 “생산 속도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OPEC+는 점진적인 경제 회복으로 인한 수요 회복 신호가 분명히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구리와 석탄 등 여타 원자재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유가가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의 유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의 상승은 미 달러화의 약세와도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달러화가 52주 최저 수준에 근접하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유가가 오르게 된 결과다.
달러 인덱스는 4일(현지시간) 90.13으로 52주 최저가인 89.40에 근접해 있는 상태다. 달러화의 가치가 계속 하락해 있으면 유가는 더욱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시장은 유가가 70 달러를 상회할 경우 물가 및 소비둔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어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미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 달러를 상회하기 시작했다. 연초 대비 약 35%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미국 경제가 충분하게 회복되기 이전에 유가가 과도하게 상승하게 되면 비용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테이퍼링(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국제 유가는 당분간 수요가 공급보다 앞서는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달러화의 가치마저 하락해 있는 수준이어서 유가 상승은 불가피한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의 가치는 약세흐름을 보이며 연초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물가 리스크에 따른 조기 테이퍼링 우려가 부각되었지만 미 연준의 물가압력 진정 노력과 국채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유로존 경기반등에 따른 유로화 강세의 영향을 받게 돼 올해 3분기까지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미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우려 완화 노력과 위안화의 추가강세 및 원자재 랠리, 위험자산 선호심리 확산 등도 지속적인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달러화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전환 및 각종 원자재 사이클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기조가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에 서서히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늘어나는 수요와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올해 하반기 배럴당 55~80 달러의 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가 국제 유가를 상승시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