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미얀마 군부 평화협상 "진전 매우 느려 실망"...시민들 아세안의 타성 비난

미얀마의 위기를 중재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소속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포로를 석방하고, 지난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수립된 5대 합의안이 지체 없이 이행되도록 정치적 대화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진행은 매우 느리다며 실망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은 아세안(ASEAN)이 4월 24일 합의한 5대 합의안의 이행이 “매우 매우 느리게 진전되고 있으며 이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죽어가는 민간인이 있고, 정치범 석방도 없으며, 의미 있는 정치적 대화나 협상의 실질적인 조짐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세안은 미얀마 내정에 간섭할 의도가 없으며 결국 미얀마 내 국민들 스스로가 미얀마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채널뉴스아시아(CNA)의 보도를 인용해 디스위크인아시아가 전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다시 한 번 투명한 절차를 통해서 5개 합의점이 이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무장관 역시 아세안 합의의 진전은 고통스럽게도 느리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고위 외교관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충칭에서 열린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아세안 외교장관의 회담과 별도로 나온 것이다.

지난 4일 아세안 대표단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과 군사정권에서 임명한 장관들과 비공개 회동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아세안은 6월 5일자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의 목적은 미얀마가 5개 합의안을 이행함으로써 국민의 이익을 위한 평화적 해결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여성과 어린이,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정치범을 석방할 것도 요구했다고 했다.

하지만 수백 명의 시민 사회 단체들은 공동으로 미얀마 사태를 대하는 아세안 측의 미온적이고 타성에 젖은 대응에 비판하고 나섰다. 동남아시아 전역의 41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군사정권과는 지속적인 포용을 하고,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NUG)와는 협력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고 디스위크인아시아는 보도했다.

또 미얀마 군정 반대파들과 미얀마 시민들은 아세안 측이 군부와는 접촉할 뿐 축출된 정부 인사를 포함하지 않은 데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시민들은 아세안 깃발을 불태우며 저항의 뜻을 표출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2월 1일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857명이 보안군에 의해 살해됐으며 4677명이 각종 범죄로 체포, 기소 또는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