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검색

목적 달성해도 '퍼주기 稅감면'…어떤 문제 있길래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2021.06.13 07:00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최근 3년간 年 16~22건 조세특례심층평가

11건 '축소연장' 의견에도…제도정비 없어

"조세특례에 수치화된 정책적 목표 않아"

국세감면율 3년째 한도 어겨…"실효성 확보"

예정처, 우리나라 조세지출 관리체계 현황 분석

조세일보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일몰(폐지)을 앞두면서 연간 조세지출액이 300억원이 넘는 비과세·감면제도는 존·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평가(조세특례 의무심층평가)를 거친다. 평가를 거친 결과, 정책 목표를 달성해 이미 실효성을 잃는 제도는 과감하게 손질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향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조세특례제도가 별다른 손질 없이 '관례'인 것처럼 일몰 연장을 거듭하고 있다. 평가 단계에서 제도의 목표달성에 대한 분석이 꼼꼼히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이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달 펴낸 '우리나라 조세지출 관리체계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연 16~22건의 조세특례 심층평가가 이루어졌다. 1건당 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정도로, 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조세일보
◆…(조세특례 심층평가에서 '축소연장'으로 제언된 건의 세법개정 반영결과, 자료 국회예산정책처)

평가를 거쳤더니, 신용카드(체크·현금포함) 사용액 소득공제·비과세종합저축에 대한 과세특례 등 11건은 공제율을 인하하거나 수혜대상을 축소하라는 의견(축소연장)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의 세법개정안엔 종전의 수혜대상과 수혜수준을 유지하는 '단순 연장'으로 반영되거나, 일부 항목은 수혜대상을 더 늘렸다.

정부가 축소연장을 제안한 제도는 조합 등 출자금 예탁금 과세특례·증권거래세 면제 등 5건이었는데, 일부(조합법인 등에 대한 과세특례)는 국회의 세법개정안에서 심사과정에서 단순연장으로 수정되어 결정이 났다. 폐지의견이 나온 '초연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항목은 그대로 반영됐다. 결과적으로 축소연장·폐지의견이 제언된 12건 중,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반영된 항목은 절반(6건)에 그친 것이다.

현행엔 심층평가 단계에서 '경제적 효과, 소득재분배효과, 재정에 미치는 영향·목표달성도'를 평가해야 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세제혜택을 주는 제도인 점을 고려할 때 목표달성도에 대한 분석이 일몰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여겨진다.

그러나 국회에 제출된 심층평가 결과에선 목표달성도에 대한 분석이 명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는 "조세특례에 대한 목표달성도 분석이 심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주요 이유는 대부분의 조세특례에 수치화된 정책적 목표가 설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세특례 도입·기존 특례 정비시 항목별로 수치화된 정책적 목표를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목표달성도를 어떠한 방식으로 평가할지 기획재정부의 명확한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의무적으로 심층평가를 거치지 않는 조세특례 항목도 관리가 필요하단 목소리다.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항목 중 5건은 조세지출액이 100~300억원 사이다. 이 중 3건(연구개발특구에 입주하는 첨단기술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은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을 넘겼는데, 지속적으로 일몰이 연장되고 있다. 특히 조세지출액이 300억원을 넘겨도 일몰기한 자체가 없는 제도가 46건이다.

보고서는 "현행 심층평가 위주의 조세특례 성과관리 제도는 개별 항목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총체적 관점에서 조세지출을 축소하는데 한계가 존재한다"며 "조세지출 감축의 목표수준을 정하고 제도간 우선순위를 정해 조세지출 규모를 감축하는 통합적인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조세일보
◆…(연도별 국세감면율 및 법정한도, 자료 국회예산정책처)

국세감면율이 법정한도를 넘기는 부분도 논란거리다. 현행 국세감면율 한도 준수를 '노력해야 한다'는 방식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조세지출을 무분별하게 늘려도 법정한도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의 '2021년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2019년 실적치에 따른 국세감면율은 13.9%이며, 2020년·2021년은 15.4%·15.9%로 전망된다. 이 기준이라면 3년째 국세감면율은 법정한도(13.3%·13.6%·14.5%)를 넘긴다.

보고서는 "국세감면율은 세법 개정 추진시점에는 확정할 수 없는 추정치에 불과해 성격상 의무규정으로 운영하기는 어려우나, 국세감면율 한도제의 통제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선책으로 국세감면율 감축 계획을 명시한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Copyrightⓒ 2001~2021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