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이베스트·삼성증권 20%대 기록 톱5 차지
미래에셋증권 9조 자본금 무게에 11%로 하위권 머물러
키움증권이 올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 3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늘리며 업계 선두에 올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1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 상위 20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환산 ROE는 지난해 1분기 2.9%에서 17.5%로 14.6%p 증가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기초·기말의 자본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들이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이익을 거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ROE가 2.9%에서 17.5%로 늘었다는 것은 지난해 1분기에는 자기자본 1만원을 투입해 290원을 벌어들였지만 올 1분기에는 1750원의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자본 대비 이익 창출 능력이 전년 대비 6배 수준으로 증가한 셈이다.
ROE가 14.6%p 늘어난 데는 증시 호황으로 1분기 순이익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 크다. 증권사들이 평균자본을 지난해 1분기보다 11.8% 늘릴 때 순이익은 570.8%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1분기 ROE가 34%로 지난해 1분기 8.7%보다 25.3%p 늘어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평균자본 규모는 9위지만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13.3% 많아지면서 ROE가 높아졌다. 투자 열풍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리테일 수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IB(투자은행)와 홀세일(법인영업)에서도 높은 수익을 올리며 수익원이 다양해졌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분기 1.6%를 기록하며 13위에 그쳤지만 올 1분기 30.3%로 28.8%p 늘어나 2위를 차지했다. 자본금이 1.4조 규모로 대형사에 비해 작은 반면 수탁수수료와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 수익이 업계 9위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1분기 106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2108.8%나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4%에서 29.7%p 증가한 25.3%를 기록하며 ROE 개선 폭이 가장 컸다. IB,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등 각 수익 부문에서 고르게 좋은 성과를 내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덕분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ELS·DLS 등 파생결합증권의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는데 올해 들어 적극적인 헤지로 채권 운용에서도 성과를 내며 정상화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5.2%, 삼성증권은 21.5%를 기록하며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 유동성이 확대되고 증시 거래대금이 늘면서 리테일 부문 수익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DB금융투자는 18.7%, KB증권은 17.6%를 기록하며 20대 증권사 평균보다 높은 ROE를 보였다. DB금융투자는 IB, 트레이딩 부문의 성장으로 3000% 이상 순이익이 늘어났다. KB증권은 국내외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하고 IB 부문에서 DCM(채권발행시장) 1위를 유지하며 2230억원의 순이익을 내 흑자 전환했다.
한화투자증권과 교보증권 역시 올 1분기 순이익이 흑자전환하면서 ROE도 크게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1분기 ROE가 15.2%로 지난해 –13.6%보다 28.8%p 증가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0.8%에서 15.2%로 증가했다. 지난해 6월 교보생명으로부터 2000억 유상증자를 받아 자기자본 1조원을 넘어선 교보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485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면서 ROE가 크게 늘었다. 구조화금융, 장외파생상품 관련 실적이 개선되며 꾸준한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초대형IB 중에 가장 낮은 11%를 기록하며 19위에 그쳤다. 자산관리 부문에 강세를 보이며 순이익이 4배 가까이 늘었지만 자기자본 9조원을 돌파하며 몸집이 더욱 커진 탓에 ROE 증가율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