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현재 취해지고 있는 강력한 조치들은 이전보다 강도가 훨씬 높기는 하지만 지난 2013년 자산으로 인정하면서도 거래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고, 2017년에는 중국 인민은행이 ICO(초기 코인 제공)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주 쓰촨성과 내몽골에 이은 지방 정부들이 채굴 시설에 대한 전기공급 중단과 함께 시설에 대한 폐쇄 명령을 내리는 등 더욱 강화된 모습으로 거의 90%에 이르는 채굴 능력이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 있는 채굴 시설들이 공급하는 가상화폐가 전체 시장의 80%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상당히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시설 이전이 시작됐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원상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
채굴 시설에 대한 규제를 넘어 거래자 개인에 대한 규제가 시작됨에 따라 가상화폐 시장은 FUD(두려움과 불확실성 및 의심)로 인해 가격이 급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규제가 3가지 관점에서 나쁘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먼저, 중국 당국이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 소유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공산주의 체제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를 국가에 넘겨줄 필요는 없다.
단속과 관련, 언론에 ‘비트코인’, ‘단속’이라는 단어를 하나로 놓고 보도되고 있지만, 비트코인이나 다른 가상화폐 보유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라는 내용이 국가 차원에서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강력한 중앙집권체제인 공산당 체제에서 국가 경제 및 재정 안정성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가상화폐의 채택과 인기가 상승할 경우 통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단속일 수 있다.
지난 2017년 ICO를 금지하자 참가자들은 홍콩과 일본의 통화로 전환해 가상화폐 거래를 계속한 전례가 있다. 또한, 공산주의임에도 개인 자산 소유가 합법화되어 있는 까닭에 어떤 형태로든 제한을 피할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채굴 시설에 대한 강력한 단속은 현재 시스템에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미래의 네트워크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장기적으로 채굴 시설의 분산화가 늘어남에 따라 특정 국가의 규제에 따른 네트워크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코인 채굴의 약 65%를 중국이 담당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영향력이라면 시설의 분산화가 이뤄졌을 미래에는 어느 국가의 금지조차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혐오론자들이 공격의 도구로 삼는 거래와 채굴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 문제다.
중국 채굴자의 대부분이 인근 중앙아시아 또는 북미, 특히 미국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한 이전이 실제로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북미 채굴자들의 석탄 사용 에너지 의존율은 28%로 65%를 의존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광부들보다 화석연료를 덜 사용하는 대신 더 광범위한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새롭게 이전되는 시설들은 자연스럽게 에너지원을 다양화, 즉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부 또는 전무를 지향하는 중국과 달리 북미의 규제는 엄격한 규제의 틀에 넣지만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는 보다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향하고 있다. 대체에너지원 사용이 증가하면 혐오론자들의 비난 근거도 사라지는 셈이다.
결국 반복되는 중국의 채굴금지와 거래 제한은 당국이 미래지향적인 기술과 투자자에 대해 가진 불만의 상징으로 장기적인 게임에서 이러한 단기적 장애물은 가상화폐의 생태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