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떠나 새로운 채굴 지역 모색...비트코인 환영할 상황 못돼
채굴 때문에 에너지 수요 급증 및 연쇄 정전 발생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0.3% 차지
◆…<사진 로이터>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 성지인 쓰촨성에 있는 26개 채굴업체에 폐쇄 명령을 내리는 등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는 강도 높은 규제로 인해 암호화폐 업계에 타격을 주었다. 하지만 새로운 규제가 오히려 채굴자들을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더 더러운 전력원으로 향하도록 내몰 수 있다는 기술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의 국제 개발 수석 강사인 피트 하우슨은 29일(현지시간) 로이터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쓰촨성에서 수력발전을 통해 값싼 전기를 대량으로 생산해 왔지만 이젠 채굴업자들에게 금지되어 있다며, 새로운 규제가 오히려 채굴자들을 더 더러운 전력원으로 내몰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기후 영향 추정치를 발표하는 연구 플랫폼 디지코미스트의 알렉스 드 브리스 창업자는 단기적으로나 중기적인 관점에서 비트코인 채굴과 관련된 배출량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채굴장 단속으로 인해 채굴업자들이 기계를 팔거나 해외로 도피하면서 암호화폐 생산이 다른 지역에서 회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았다. 다른 중국 채굴업자들은 화석연료에 전력을 많이 의존하는 카자흐스탄이나 에너지 가격이 세계 최저 수준인 미국 텍사스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저렴한 가격에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모색하지만 비트코인을 환영하기엔 상황이 좋지 않다고 피트 하우슨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운영이 중단되는 경험을 했고 많은 사람들이 추위에 목숨을 잃었다. 비트코인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 미국 남부를 강타한 한파로 텍사스에서 정전 사태가 벌어져 수십명이 사망한 바 있다.
수력발전을 사용하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에서 암호화폐 붐이 일면서 최근 채굴이 금지됐던 조지아 내 압하지야(Abkhazia)에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연쇄 정전이 발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들은 고성능 컴퓨터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경쟁하면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 수천만대가 사용되고 전력이 소모된다.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면 전력 소모량도 늘어난다. 화석연료를 통해 비트코인의 채굴과 거래에 사용하는 전력의 대부분을 확보하면 연료를 태울 때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므로 환경파괴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비트코인 전력소모지수(CBECI)를 발표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 집계한 지수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은 현재 전 세계 전기소비량의 0.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오스트리아 연간 전력 사용량보다 많은 수치이며, 매년 미국의 유휴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전력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에스와 프라사드 뉴욕 무역정책학과 교수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우려는 환경에 국한되지 않아 중국의 선례를 따르는 나라가 늘 것으로 보았다. 분산화된 암호화폐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고가의 교환수단임이 입증되고, 대신 투기자산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엘살바도르가 세계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해 법정통화 승인안이 9월 7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여전히 영향력 있는 지지자들에게 의지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암호화폐의 본질적 가치가 부족하여 엄청난 가격변동에 취약하고, 여전히 기존 결제기술보다 더 효율적인 교환수단으로서의 표면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공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