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공모가 너무 비싸다" 유안타 증권 보고서 주목

국내 은행업 특성상 ROE 10%대 넘지 못할 것
PBR 높은 외국회사와 비교한 점도 설득력 부족

오는 27일 일반 공모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공모가 범위가 너무 높게 설정됐다고 지적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5일 ‘플랫폼이기 전에 은행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도 다른 국내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하며 영업해야 한다”며 “국내 은행업의 특성상 카카오뱅크의 ROE도 10% 대를 넘지 못할 것이고 따라서 현재의 공모가 범위는 ROE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카카오뱅크가 공모가 산정을 위해 비교 대상으로 삼은 외국회사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업가치 산정에 전통적인 금융주 평가 방식인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채택하고 자사와의 비교 기업으로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 컴퍼니,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 뱅크의 최대주주인 TCS홀딩, 스웨덴 디지털 금융 플랫폼 노르드넷, 브라질 핀테크 업체 패그세구로 등 4곳을 제시했다.

이들 회사에 대해 정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회사를 선정하기 위해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기업들을 물색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의문을 제기하며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이므로 국내 대형 은행 대비 7∼12배 높은 PBR을 제시하는 현재의 공모가 범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뱅크의 장외 시가총액이 KB금융보다도 높게 형성됐던 이유는 빠른 성장으로 곧 여신점유율 1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카카오뱅크의 ROE를 감안하면 갈수록 시장점유율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것이고 이로 인한 실망감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6~27일 공모주 청약을 받고 다음 달 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공모가 범위는 3만3000~3만9000 원이며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15조7000억∼18조5000억 원이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약 13조 원)와 우리금융지주(약 8조 원)를 웃도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