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장애인 산악인 김홍빈 히말라야 14좌 완등 축하

문 대통령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께 또 하나의 자랑과 희망 줬다"

김홍빈 대장, 18일 브로드피크(해발 8047m) 정상 올라 14좌 완등

18일 직접 통화하려 했으나 현지 기상 사정으로 불발...SNS 메시지 전해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장애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SNS를 통해 "김홍빈 대장의 브로드피크 등반성공을 축하한다"며 "함께 역경을 극복한 대원들과, 등반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KBS 촬영팀도 정말 수고 많으셨다.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또 하나의 자랑과 희망을 주셨다"고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떻게 피켈을 잡고, 로프를 붙잡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만, 장애를 이겨낸 성취여서 더욱 빛난다"며 "전 세계 장애인들에게도 큰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어제 정상 등반을 축하하고 싶었지만, 하산 중에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전언에 걱정이 컸다"며 "이탈리아 등반대의 도움으로 캠프에 잘 도착했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안도감도 나타냈다.

당초 문 대통령은 전날 김 대장과 직접 연락을 해 축하메시지를 전할 예정이었으나 캠프 쪽 기상 사정이 여의치 못해 통화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도 브로드피크 원정대처럼 서로 믿고 의지하며 코로나를 극복할 것”이라면서 “매우 자랑스럽다. 대원들과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김 대장은 지난 18일 브로드피크(해발 8047m) 정상에 올라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좌를 모두 등정했다. 지난 6월 14일 출국한 김 대장 원정대는 28일 베이스캠프를 꾸린 후 7월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시간) 브로드 피크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2015년 등정 실패 이후 두 번째 도전 만에 성공이다.

그는 2006년 가셔브룸 2봉(8035m)을 시작으로 15년에 걸쳐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좌를 모두 올랐다. 국내에선 엄홍길, 박영석, 김재수, 한왕용, 김창호, 김미곤 등반가에 이은 7번째 완등자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김 대장은 대학 재학 시절 산악부에서 산을 오르며 본격적인 산악인의 삶을 시작했다.

산악인으로 승승장구하던 김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천194m) 등반 중 조난을 당했다. 16시간에 걸친 현지 구조대의 노력으로 목숨을 구했고 10일 만에 의식이 돌아왔지만 사고로 동상에 걸린 그의 손은 7번의 수술 끝에 모두 절단해야 했다.

장애인이 되어 한 때 등반가를 포기하다시피 했지만 선후배들의 도움으로 재기해 2006년 히말라야 가셔브룸 2봉(8천35m)을 시작으로 히말라야 8천m급 등정에 나섰다. 2009년 7대륙 최고봉을 13년 만에 완등하기도 했다.

히말라야 13좌를 차례로 오르면서 장애인으로서는 세계최초 기록을 세운 그는 2015년 브로드피크 등정에 나섰지만 등정 중 7천600m 지점에서 악천후로 일단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따라서 이번 브로드피크 등정은 6년만의 재도전이었고, 이번에 완등함으로써 15년만에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산악인으로서 치명적인 약점을 딛고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김 대장은 지난 6월 1일 광주 장애인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코로나19로 어렵고 힘들 때 가치 있는 등반을 통해 시민과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다”면서 “반드시 극한 상황을 딛고 일어서서 ‘등정 성공’이라는 좋은 소식을 국민들에게 꼭 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또 등정에 성공한 뒤 “코로나19로 지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장애인 김홍빈도 할수 있으니 모두들 힘내시라”는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 대장은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불굴의 산악인’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과 함께 한국인의 저력도 널리 알린 ‘명실상부한 영웅’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