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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리당략에 오락가락하는 보유세]

②선거 때문에 급조된 상위 2%안... 논란 부추켜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2021.08.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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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택가격 상위 2%' 종부세 부과' 당론 채택, 법안 발의

현재 기준보다 완화, 내부에서도 반발

민주당 지도부 "표심 위한 정책, 정당으로서 당연해"

정의당 "부자 감세 강행, 집값 안정 포기한 것"

국민의힘 "조세법률주의 위반"

이재명, 이낙연 등 여권 대선주자는 아직 보유세 강화 입장

보유세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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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강화 정책을 고수해 오던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완화로 입장을 선회했다.

민주당은 '주택가격 상위 2%'에 종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지난달 7일 이 같은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유동수 의원 대표발의)을 국회에 발의했다.

민주당이 이번에 발의한 개정안은 상위 2%에게 종부세를 부과한다는 것과 세금 납부 여력이 부족한 고령자들에 대해선 주택 처분 시까지 종부세 부과를 유예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대표발의자인 유동수 의원은 "종부세의 도입 취지는 부동산 투기 방지와 고가주택에 대한 과세형평 제고였으나, 과세기준금액은 2009년 9억원으로 결정된 이후 지금까지 변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물가와 주택 가격은 20% 이상 상승했고, 서울특별시 내 아파트의 평균 호가가 11~12억원에 달하게 되면서 종부세는 그 취지를 잃고 보통세의 형태를 띄게 된 상황이다. 또한 투기가 아닌 실제 거주 목적으로 1세대 1주택을 보유한 사람에 대한 종부세는 미실현 이익에 대해 과세되고 있음을 감안해 적정한 고가주택에 한정해 과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개정안은 1세대 1주택자의 과세기준금액을 공시가격 상위 2%에 해당하는 주택의 공시가격으로 규정해 물가 상승분과 상관없이 적정한 고가주택 기준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 판단 기준을 매 3년 마다 조정하도록 해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더불어 "실거주 목적으로 1세대 1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금흐름이 부족한 고령자들의 형편을 감안해 소득 및 연령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해당 주택 처분시점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함께 담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현행법대로라면 1세대 1주택자 18만3000명에게 1956억원의 종부세가 부과되지만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9만4000명에게 1297억이 부과된다"며 "다주택자와는 달리 본인의 귀책사유가 없는 1주택자에 대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절대적 기준에 맞춰 사회전반적으로 상승한 부동산 가격 구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따뜻한 세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이번 개정안을 통해 부동산 투기 및 과다보유를  방지하기 위한 종합부동산세의 도입 목적을 온전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민주당 "정당으로서 당연한 선택…민심 고려 안 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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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송 대표는 종부세 완화 방안이 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치를 하는 정당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비난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지난 5월 12일 부동산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2주간 부동산 관련 세제개편을 준비했다. 재산세 감면과 대출규제 완화안은 의견이 합치됐지만,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선 끝까지 찬반 논의가 이어졌다. 종부세를 상위 2%에게만 부과하면 현행 보다 과세 대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위 2%에 종부세를 부과하면 공시가격 11억원 이상만 종부세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종부세법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에 종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그만큼 대상이 줄어드는 셈이다. 공시가격 11억원은 실거래가 15억7000만원 정도다. '부자 감세'라며 당내 개혁파 60여 명이 반발 성명을 내기도 했지만 결국 특위안은 당론으로 관철됐다.

이번에 종부세 과세 대상을 줄이는 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법안 발의까지 하면서 집권 후 줄곧 종부세 강화 정책을 고수해 온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책을 한순간에 뒤집은 모양새가 됐다.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개정안을 밀어붙인 이유는 결국 '표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진표 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한 라디오 프로에서 당내 반발에도 종부세 완화를 추진한 것에 대해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무려 서울에서만 89만 표 차이가 났었다"면서 "서울이 여러 가지 부동산 민심을 확산하는 중심 지역인데 거기에서 이렇게 큰 표 차이로 지고 과연 대선을 이길 수 있느냐는 정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려도 안 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5일 관훈토론회에서 공시가격 상위 2%에 대해서만 종부세를 부과한다는 당론이 '부자 감세'가 아니냐는 말에 "2·3주택자에 대한 세금은 더욱 중과되고 있고, 양도소득세도 올랐다"며 "이런 것을 보면 부자 감세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적어도 1가구 1주택자는 좀 배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종부세 부과 대상) 조정해준 것을 가지고 부자 감세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종부세 완화 당론은 내년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에는 "정치를 하는 정당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비난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종부세를 이 정도도 조정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이 너무 경직돼 보일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 '종부세 2% 부과'에 대한 비판…정부는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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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고령자에대한 종부세 과세이연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주당이 이번에 발의한 개정안과 동일한 내용이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표결로 정해졌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론 결정 당시 언론과의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종부세를 건드리겠다는 것 자체가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부자들 세금 안 내려줘서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거라고 자인한 꼴밖에 안 되지 않나"라고 반발했다.

양승조 충청남도 도지사는 당시 페이스북 글을 통해 "종부세 완화를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 의원총회의 결정사항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을 '정체불명 정책'으로 만들어버리는 민주당의 과오가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종부세 완화 방침에 즉각 반발했다. 정의당은 "대선을 명분으로 4%도 되지 않는 종부세 대상자들을 위한 부자 감세를 강행하고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 집값 안정을 포기했다"며 "민주당이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당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시가 30억원에 달하는 주택 보유세가 220만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무주택서민이 간절히 바라는 주택 가격 안정화에 반하는 이번 종부세 개악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조세법률주의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치솟는 집값은 못잡고 국민 편가르기하는 무능한 여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보유세를 상위 2%에 부과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세금"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은 종부세 면제 기준을 두고 9억원과 12억원 사이를 오락가락하다 이도 저도 아닌 해괴한 세금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금은 법률로 세율을 정해야 하고, 이것이 헌법이 정한 조세법률주의"라며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상관없이 상위 2%는 무조건 세금을 내라는 건 조세법률주의가 아니라 '조세 편가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민주당의 개정안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6월 열린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위 2% 종부세 부과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있다'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 질의에 "2%로 하면 거기에 해당하는 주택가격이 나오는데 법에서 부과 기준을 제시하고 구체적 사항은 시행령에 위임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법에 준거를 제시하고 준거에 따라 금액을 정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상충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종부세 부과 대상은 5% 미만으로 극소수지만, 부동산 가격과 연동돼 상당 부분 빠르게 대상자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라며 "종부세가 세수 증가 목적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종부세 조정 여지가 있다는 건 (민주당과)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위 2% 부과 방안은) 당이 장기간 토론을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며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완화하고 실소유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 중점을 뒀다고 이해된다"고 부연했다.

◆ 차기 대선 최대 이슈 '부동산'…보유세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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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요 대선주자들은 지난 1일 열린 당내 경선 국민면접에서 '문재인 정부의 가장 실패한 정책으로 무엇을 꼽겠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부동산'을 꼽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부동산을 잡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이낙연 전 대표는 국민께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가장 잘못된 정책은 부동산이라고 인정했으며,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주택 정책에 회한이 많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가 차기 대권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는 이야기다.

내년 대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대선주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저마다 '부동산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종부세 등 보유세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선 특히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종부세 완화를 당론으로 삼았지만, 대부분의 여권 대선주자들은 여전히 보유세 강화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6일 부동산시장법 제정 토론회에 참석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기본주택 등 공공주택으로 공급을 적정하게 유지하고, 비(非)필수 부동산의 조세부담을 늘려 투기와 가수요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주거 및 업무용으로 사용되는 부동산에 대한 세금 부담은 완화하는 대신, 이외의 부동산에 대해선 징벌적 제재를 가하는 수준으로 부담을 강화하겠다는 것. 그는 "비필수 부동산에 대한 세금 인상은 징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그것이 바로 국토보유세"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전 국무총리)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토지 이득을 소수가 독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다. 땅 부자 증세는 불가피하다"며 "택지소유상한법과 개발이익환수법, 종합부동산세법 등 '토지공개념 3법'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발의할 예정인 토지공개념 3법에는 토지초과이득세법이 빠지고 종부세법이 포함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당대표를 맡고 있던 2018년부터 종부세 등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한 '지대개혁'을 주장한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보유세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연차적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쪽에선 종부세를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6월 정치참여 선언 당시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종부세 공시가격 상위 2% 한정 부과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종부세를 전면 재검토해야지, 여론이 안 좋으니까 최고의 부자들한테만 (세금을) 때리니 걱정하지 말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거정책 목표를 기계적인 가격 하락 대신 '가격 안정'으로 제시, "국민이 예측 가능한 집값을 갖고 필요한 주택을 용이하게 취득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내집마련이라는 정당한 욕망과 계층 사다리의 희망을 지켜줘야 한다"면서 "실수요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와 보유세를 전부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은 "재산세 과표만 현실화하면 될 것을 위헌적인 종부세를 또 부과하는 것은 명백히 헌법 위반이라며 "조세저항을 해서라도 고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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