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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10조·애플 4.6조 보유한 서학개미…요즘은 ETF에 꽂혔다

조세일보 | 한경닷컴 제공 2021.08.0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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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투자 '100조원 시대'
서학개미 보유잔액 19개월 만에 50조 증가

계좌엔 테슬라·애플·
아마존·구글 등 美 기술주 가득

성장주·ETF 등 종목 다양
2030의 투자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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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잔액이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하며 100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
 

해외 주식 투자 100조원 시대가 열렸다.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 투자 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해외 주식에 눈을 뜬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원정 투자에 나선 결과다. 주로 미국의 성장을 상징하는 기술주를 매수하며 투자를 통해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잔액은 889억5010만달러(약 101조7400억원·7월 말 기준)로 집계됐다. 작년 말 83조원 수준에서 7개월 만에 20조원가량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50조원)에 비해선 두 배 넘게 늘었다. 국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88조원)나 현대차와 기아(83조원)를 통째로 사들이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올 들어서만 한국 투자자들은 17조원어치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했다. 작년 코스닥시장 개인 순매수 규모(16조3000억원)를 뛰어넘는 수치다. 여기에 미국 3대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보유 주식 가치가 높아져 100조원을 넘어섰다. 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해외 주식 투자 잔액은 국민연금 등 기관을 제외한 투자자들이 각 증권사 계좌로 거래하는 전체 해외 주식을 의미한다. 사실상 서학개미들의 계좌를 포괄하는 셈이다.
테슬라 10조·애플 4.6조 보유한 서학개미…요즘은 ETF에 꽂혔다

이들은 미국 성장주가 상장된 나스닥 주식을 대거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꿈의 주식’으로 분류됐던 테슬라를 비롯해 애플, 아마존, 구글(알파벳), 엔비디아 등 미국 대표 성장주 20조원어치가량을 계좌에 담고 있다. 투자 방식도 똑똑해지고 있다. 변동성이 큰 밈주식(개인투자자가 집중 매수하는 유행 종목)과 동전주를 즐겨 찾던 이들도 우량 성장주와 분산투자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애플을 일부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스마트한 투자 전략도 눈길을 끈다.

김진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상무는 “초고액 자산가를 비롯해 상당수 투자자가 미국 주식의 성장성에 확신을 갖고 있다”며 “최근에는 젊은 세대도 미국 성장주가 장기적으로 자산을 불려줄 것으로 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년 만에 확 바뀐 해외주식 투자 지도
일본제철→차이나가스→아마존→테슬라…매수 1위 달라져

‘테슬라, 애플, 미국 나스닥지수 ETF, 중국 강서강봉이업….’ 서학개미들의 계좌를 채우고 있는 주식이다. 미국 성장주가 대거 상장돼 있는 나스닥지수와 각종 기술주, 성장성 높은 전기차 관련 기업에 서학개미들은 과감히 베팅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해외주식 잔액이 역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면서 특정 투자자의 전유물이던 해외주식 투자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년 만에 확 달라졌다
테슬라 10조·애플 4.6조 보유한 서학개미…요즘은 ETF에 꽂혔다

10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은 일본제철이었다. 2위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3대 가스사업자 차이나가스. 보유 주식 상위 5개 종목에 미국 주식은 하나도 없었다. 미국 주식은 미지의 영역이었고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가장 많이 보유했던 일본제철의 평가액도 7억9686만달러(약 9000억원)에 불과했다. 5년 후인 2016년 미국 비자(VISA)가 차이나가스, 일본제철에 이어 보유주식 3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과 중화권 주식이 계좌 대부분을 차지했다.

2018년 미국 주식투자가 본격화됐다. 해외 투자자의 보유 주식 1위에 아마존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규모는 여전히 8000억원에 불과했다. 일본-홍콩-미국으로 보유 주식 1위 종목이 바뀌었을 뿐 규모는 커지지 않았다.

테슬라의 등장이 해외주식 투자 판도를 바꿨다. 2020년 7월 말 테슬라의 보유 잔액은 21억8706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했다. 테슬라의 성장에 베팅한 서학개미들이 급증한 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수직 상승하면서 또 다른 ‘국민주(株)’로 자리잡았다.

서학개미 키워드는 ‘성장성’

현재 서학개미 계좌는 미국 성장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10년 만에 양과 질이 모두 확 달라졌다. 새로운 투자 문화가 자리잡은 셈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투자잔액이 가장 큰 종목은 테슬라다. 상반기 수익률이 마이너스(-3.68%)를 기록하면서 6~7월 두 달간 국내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2~5위 역시 미국 대표 성장주인 애플,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등이다.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상장지수펀드(ETF)와 스파이더로 불리는 S&P500지수 추종 ETF SPDR도 각각 7, 8위에 포진했다. 특히 세계 3위 리튬 기업인 중국 강서강봉이업이 서학개미 계좌에 많이 담긴 종목 10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며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리튬의 몸값이 올라 강서강봉이업 주가는 올 들어서만 86%나 급등했다.

“올 하반기 위험 찾아올 수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해외주식 투자 문화가 안착하면서 최근 새로운 투자 흐름도 보이고 있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밈 주식(개인투자자가 집중 매수하는 유행 종목)이나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상품에 몰려들던 도박 개미들이 주춤한 상황에서 개별 종목보다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ETF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올 7월 이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 가운데 절반가량이 ETF로 채워졌다. 여전히 해외 종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종목에 베팅하기보단 ETF를 통해 손쉬운 투자에 나서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호 NH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정보부 연구원은 “최근 들어 위험성이 큰 종목에 투자하기보다 대형주, ETF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주식 투자가 점차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변화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투자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올 들어 순매수한 해외주식은 17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지난 한 해 기록한 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약 22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고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지표와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는 만큼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은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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