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美 올가을 하루 확진자 20만 명…2배 급증" 경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이 올가을까지 델타 변이의 급속한 확산으로 하루 신규확진자가 지금보다 2배 늘어난 최대 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미 언론그룹 맥클래치와 인터뷰에서 "몇 달 전만 해도 하루 신규확진자가 1만 명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며 "내 생각엔 10만 명에서 2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접종률 증가세는 지난 5월 50%에 도달한 뒤 지금까지도 이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인구 약 3억3천만 가운데 1회 이상 접종자는 58%, 완전 접종자는 49.8%이다.

파우치 소장은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9300만 명이 취약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7일 평균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은 지난겨울 최악의 사태를 맞이한 바 있다. 1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1만 명에서 29만 명 사이를 오갔다.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 뒤 올 2월부터 가파르게 줄더니 6월 말엔 1만 명 초반까지 내려왔다. 다만 7월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확진자가 급증하더니 이날 10만 명을 돌파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미국 내 지배종으로 신규 감염의 90%를 차지했다.

신문은 백신 접종하지 않은 사람이 사망자 가운데 99.5%, 입원 환자 가운데 97%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미국인 12세 이상 가운데 32%가 아직 접종을 받지 않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효과가 나타나는데 몇 주 정도 걸리는 상황에서 가을 급증을 억누르기에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모든 사람이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9월 중순에서 말까진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예방 접종을 장려하는 더 강력한 조처가 없다면 지금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가 잠재적으로 더 강력한 변종으로 변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압도적 인구가 백신 접종을 받아 감염률을 낮추지 않는다면 바이러스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사람들 사이에 퍼져 다른 변종을 발생시킬 충분한 기회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가지고 있는 백신이 변이를 잘 방어해 중증 환자 발생 비율을 크게 낮추고 있어 매우 운이 좋다"고 덧붙였다.

변이는 같은 종에서 성별, 나이와 관계없이 모양과 성질이 다른 개체가 존재하는 현상이다. 변종은 같은 종류의 생물 가운데 변이가 생겨서 성질과 형태가 달라진 종류를 말한다. 비슷한 뜻이지만 변이를 거쳐야 변종이 될 수 있다.

파우치 소장은 다른 변이가 지금의 델타 변이를 밀어내고 새로운 지배종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델타 변이와 같은 높은 전염 능력을 갖추고 있는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난다면 정말 곤경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비판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그 문제를 자신들만의 문제로 잘못 생각한다"며 "모두에게 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지금 남미 전역에 퍼지고 있는 람다 변이가 현재 텍사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발견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람다 변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면서도 이 변이가 원종보다 전염성이 높거나 백신 내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