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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정은보 금감원장 체제의 케미는?

조세일보 | 임혁 선임기자 2021.08.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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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 28기 동기...재무부 초임사무관 시절부터 한 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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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왼쪽)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제공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수장이 동시에 교체되면서 두 기관장이 앞으로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에 관가와 시장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두 기관이 그동안 삐걱거리는 경우가 워낙 많았기에 더욱 그렇다.

두 기관의 갈등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특히 윤석헌 전 금감원장 시절 도드라졌다. 학자 출신인 윤 원장은 취임한 후 관료 출신인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종합검사제도 부활▲노동이사제 도입▲키코(KIKO) 분쟁 조정 등 현안마다 이견을 드러냈다.

윤 원장은 최 위원장의 후임인 은성수 금융위원장과도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작년 10월 윤 원장은 은 위원장과 함께 출석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예산 독립은 금감원 독립성 확보의 핵심”이라며 독립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은 위원장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기재부의 통제를 받도록 하면 마음에 들겠느냐”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두 기관은 라임·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를 두고도 충돌했다. 금융위가 '감독 부실'이라며 금감원 책임론을 제기하자 금감원은 금융위의 '규제 완화' 정책에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여론전에 맞불을 놨다.

이와 관련, 금융분쟁 조정의 ‘편면적 구속력’ 도입 문제를 놓고도 두 기관이 충돌했다. 편면적 구속력이란 금융소비자와 금융사간 분쟁이 발생해 금감원이 분쟁조정을 하게 되면, 일정액수 이하일 때엔 금융사가 조정안을 의무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작년 8월 윤 원장은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를 입법화할 의지를 나타냈다. 반면 은 위원장은 국회 답변에서 이 제도 도입 여부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금융사들의 재판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의문도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결국 이 제도는 입법과정에서 무산됐다.

이와 같은 일련의 정황이 보여주듯 두 기관의 충돌과 갈등은 수장들의 캐릭터와도 연관이 있었다. 즉, 학자 출신인 윤 원장과 관료 출신 위원장들은 케미가 안 맞았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둘 다 관료 출신인 고승범 금융위원장-정은보 금감원장 체제는 한결 부드러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 후보자와 정 내정자는 행정고시 28회 동기다. 초임 사무관 시절에는 재무부 국제금융국에서 함께 일을 했고 그 이후 한동안 고 후보자는 국제금융, 정 내정자는 금융정책 부서에서 잔뼈가 굵었다.

세월이 흘러 2010년 고 내정자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정 내정자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또 정 내정자가 2012년 금융위 사무처장을 지낼 당시 고 내정자는 금융정책국장을 지냈고 이후 사무처장직을 수행했다.

두 사람과 같이 근무해본 재무부 선배는 "정은보가 조직과 업무장악에 대한 의욕이 강한 스타일이라면 고승범은 조용하고 보다 학구적인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이처럼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두 사람은 내정 소식이 발표된 후 입을 맞추기라도 한듯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소통,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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