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나트에 떠오른 만월, 2021, 문양 천위에 분채, 110x110cm
불교미술가 박경귀 작가의 개인전 ‘觀心(관심)의 표상’이 18일부터 1주일간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보름달은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다양한 느낌으로 보이게 된다. 박경귀 작가는 초승달에서 시작하여 보름달로 변하는 달의 생태가 수행자가 마침내 깨달음을 성취하는 과정으로 여겨져 만월을 그린다. 觀心을 화두로 붓을 들어 그가 사색한 흔적을 개인전으로 남겼다.
그는 “만월은 나를 바라보기 위한 표상”이라고 말한다. 원은 무한히 많은 각의 집합이어서 조형적으로 가장 고차원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반대로 각이 없으므로 조형상 가장 단순한 형태이다. 이러한 원형의 속성을 가진 보름달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해진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寂滅(적멸)’ 또는 ‘사마타’의 경지에 이르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만월 속에 불상의 머리 광배(光背)인 두광(頭光)의 문양을 표현했다. 5세기 전후 인도와 동방 각국의 불상에 그려진 두광 문양에 심취했다. 작품 이름에 ‘갠지스강 위의 만월’, ‘다퉁을 밝힌 만월’, ‘사비성에 뜬 만월’과 같이 불상이 조성된 지명을 붙인 것도 빛이 머문 도시와 삶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박 작가는 만월 속에 새겨진 부처님의 빛 문양을 바라보며 부처의 지혜와 자비를 생각하고 자신을 바라보게 하려는 의도에서 두광 문양을 그려넣었다. 그에게 觀心은 마음의 본성을 밝혀 관조하는 마음챙김이며 만월을 그리는 작업은 고요와 평온으로 이끄는 표상을 시도한 것이다.
◆…동쪽으로 부는 바람, 2021, 모시 위에 혼합재료, 15x15cm
한국불교미술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경귀 작가는 가업으로 불화를 그렸던 운명적인 인연으로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면서 불화작가의 길을 들어섰다. 대학 졸업후 30년 이상 우리 시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사찰불화를 그려 호응을 받고 있다. 2009년 비영리갤러리 스페이스선+를 개관한 후 다양한 동시대 작품을 접하고 작가들과 교류하며 작품의 세계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