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이재용 광복절 특사 가석방 결정, 13일 출소

국정농단 뇌물 2년 6개월, 형기 60% 채워
국가적 경제상황, 글로벌 경제환경 고려 이 부회장 포함
여론 70% 가석방·특별사면 찬성 높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광복절 특사 가석방이 결정됐다. 이 부회장은 13일 가석방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9일 저녁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을 고려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날 박 장관은 "가석방 심사위에서 수형자 1057명에 대한 가석방 여부를 심사해 이중 적격으로 의결된 810명을 장관으로서 가석방자로 허가했다"며 "8월 13일 오전 10시 전국의 교정시설에서 출소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올해 가석방 대상자를 형기의 80%에서 60%로 낮춰 대상자를 확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가석방 확대는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정책"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수형 시설의 밀집도를 낮춰야 한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박 장관은 "현재 교정시설의 수용률인 110%에서 105%로 낮추는 것을 목포로 계속해서 가석방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형기의 60% 이상 수형자 역시 가석방 심사 대상자에 포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재판으로 서울고법(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지난 2021년 1월 18일 뇌물 및 횡령액 86.8억원이 유죄로 확정되면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구자현 검찰국장·유병철 교정본부장이 내부 위원으로 참석한다. 외부 위원은 윤강열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용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홍승희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용매 대구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조윤오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국민 여론은 가석방에 긍정적이다. 최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합동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이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에 찬성했다.

반면,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 시민사회와의 관계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1056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이 부회장의 사면 논의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문재인 정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며 촛불의 명령에 명백히 역행하는 행태"라며 "만약 문재인 정부가 가석방을 승인하는 꼼수를 저지른다면 온 국민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을 비롯해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심사가 열리고 있는 과천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가석방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심상정 의원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면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며 "위원회의 가석방 결정은 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고, 나아가 국가의 기강을 무너뜨린 또 다른 국정농단 사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민진 대표 역시 "만약 이재용이 석방된다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라는 이름을 스스로 반납해야 할 것"이라며 "국정농단 범죄자를 재벌 특혜 석방한다는 것 자체로 촛불정부, 개혁정부로서의 파산을 스스로 선고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