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훈련 말기에 단거리미사일 발사할 것...대화 재개 위한 '벼랑 끝 전술'"
"김여정 '배신'은 남남갈등 유발용."..'초당적 외교' 촉구
'주한미군 1만 명 감축' 발언에 대해선 "핵 우산 보장' 전제로 건의한 것"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인 지난 8월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홍현익 "北, 한미연합훈련 말기에 단거리미사일 등 발사할 것"
홍 원장은 "(통신선 복원은) 그냥 관계를 재개하는 것 뿐인데 북한은 혜택을 준 거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연결해놓고 우리 정부가 한미연합훈련을 유예하거나 취소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은데 안 했다"며 "그래서 바로 압박과 협박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한 단계 긴장이 고조되는 수준까지 계획하고 김정은이 애초에 시작한 것일 수도 있고, 그들의 입장에서는 기회를 줬는데 남한이 선택 안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북한이 연합훈련 말기에 단거리미사일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서울이 북한에서 50km도 안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해 한국에 실질적인 위협을 주고 미국에도 경고 메시지를 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미국과 정면대결하겠다면 SLBM까지 발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도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내부 군 기강을 단속하고 주민들에게 '우리는 군사 강성대국이다'라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차분하게 보며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된다"고 했다.
◆ "北 군사도발, 대화국면 열기 위한 '벼랑 끝 전술'"
홍 원장은 북한이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극심한 경제난과 내년 한국 대선과 미국 중간선거 일정을 고려해 한미연합훈련 말인 가을에 '벼랑 끝 전술'을 펴 대화국면을 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995년에서 1997년 사이 북한이 6%씩 마이너스 성장했을 때 100만 명 정도가 굶어 죽었는데 지금은 마이너스 4.5%"라면서 "북한이 도발한다고 해도 내부사정이 심각해 그 도발은 대화를 열기 위한 도발일 수 있다"고 분석한 뒤, 10~20만톤 식량 지원과 백신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과거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5만톤 식량 지원을 제안했을 때 북한이 양이 적어 받지 않을 것 같다고 거론한 뒤 "이번에 10만톤이나 20만톤 정도를 지원해 주면 북한도 너무 어려우니 받지 않을까"라며 "인도적 지원과 백신 협력을 통해서 김정은의 마음이 열리고 우리가 대화 국면으로 이끌어서 비핵화와 평화통일의 길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북한이 군사도발까지 예정하고 있는 것은 거꾸로 북한의 초조함"이라며 "지난 1월 당대회에서 중장기적 돌파를 예견하고 자력갱생으로 가고 있었는데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이 벼랑 끝 전술로 긴장을 고조시키면 남북한 모두 전쟁은 안 된다며 극적으로 타협해 다시 대화 국면으로 가고, 미국도 한반도 문제를 수습해야 한다며 북한과 대화를 좀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인식을 주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승부수적인 국면에 지금 1단계 돌입한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초 우리는 대선 국면이고 중반 넘어가면 미국은 중간 선거 국면이라 이걸 생각하면 김정은에게도 시간이 금년 가을밖에 없다"면서 "북미대화도 내년 말까지 못 하게 될 수도 있어 또다시 북한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테니 지금이 기회"라고 내다봤다.
덧붙여 "이번에 북한이 강경 기조로 나오는 건 오히려 가을에 대화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방심해서는 안 되지만 그 부분을 생각해 단호하게 대응하면 다시 통신선을 연결하고 대화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 "김여정 '배신적 처사'는 남남갈등 유발용"... 야권에 '초당적 외교' 촉구
홍 원장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언급한 '남조선 당국자의 배신적인 처사'를 한미 간, 국내 여야 간 틈새를 파고들기 위한 "아주 교묘한 북한의 남남갈등 유도 전술"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한미가 동맹이라도 틈새를 파고들어 이간하고 또 국내 여야 간 의견 차를 파고들어 마치 남북 당국 간에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한다"며 "그렇게 우리 야권으로 하여금 정부를 흔들게 하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면 그들로서는 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언급하며 야권에 '초당적 외교'를 주문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목함 도발에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황병서 당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을 통해 사실상 사과했다.
홍 원장은 "당시 한미 공조와 중국의 외교적 협력, 국민들의 총화단결로 똘똘 뭉친 태세를 보여주니 북한이 결국 꼬리 내리고 사과했다"며 "이번에도 그런 국면을 각오하고 우리가 단단한 마음으로 엄중하게 나가면 북한도 불리하다고 생각해 통신선을 연장(복원)할 테니까 다시 잘 지내자고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훈련이 끝나고 한 달 정도 지나면 남북관계가 어느새 순풍에 돛 단 듯 갈 수도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우리 야권 지도자들께도 부탁하는 게 이런 대북 문제나 외교 정치만큼은 여야가 혼연일체가 돼 정부를 지지해주면 정부가 강온양면책으로 북한을 슬기롭게 관리할 수 있다"며 "대화할 때는 대화도 지지해주고 단호하게 나갈 때도 지지를 보내 달라"고 말했다.
◆ "'주한미군 1만 명 감축'은 '핵 우산' 전제로 제기"
한편, 홍 원장은 지난해 8월 '미·중갈등과 한국의 외교안보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주한미군 1만 명 감축'을 주장했다는 사실이 최근 보도되면서 '자격 논란'이 일었다.
홍 원장은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올려달라고 하는데 한미동맹을 거의 파기하자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국방력으로 재래식 억제력은 충분히 갖춰지고 있으니 (분담금 부담이 크다면 주한미군 2만 8500명 중 1만 명 정도 줄여) 1만 8500명으로 지켜주고 그 대신에 정치적인 신뢰로서 핵우산은 확실하게 보장해달라. 한미동맹의 건전한 상호 호의적인 협력을 위한 건의였다"고 해명했다.
◆ 野 "대화 의지로 보기 어렵다"... "주인의식 없는 제3자적 시각"
야권에서는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도발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절제된 대남 압박이라고 보고 있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너무나 중대한 SLBM 도발과 비교해 단거리 미사일은 고강도라기보다는 저강도 도발로 볼 수 있긴 하지만, 저강도 도발을 대화의 신호라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단거리미사일은 한국 입장에서는 한국 밖에 사정권에 들어와 있지 않아서 SLBM보다 더 정밀하고 직접적 안보 위협이 된다"며 "대화의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은 너무나 제3자적이고 우리 안보를 위한 주인 의식이 없는 시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으로 복당한 윤상현 의원도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도발은 도발이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하고 공격을 준비하는 것이다. 도발을 '대화를 위한 수'라고 예쁘게 설명해주는 것은 은폐이고 위장일 뿐이다. 현학적 해석으로 사실을 은폐하는 기술은 학자로서든 공직자로선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말했다.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이용준 전 외교부 북핵담당대사도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 등 저강도 도발은 경제난 등 복합적 난관에 처한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단행하기 어려운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라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의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며, 국제사회의 반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위협하기 위한 절제된 도발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