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웅 "직무행위였다" 항소할 것
박범계, "1심 판결 존중, 필요한 조치 검토해 볼 것" 유보적 입장
◆…정진웅 차장검사가 12일 한동훈 검사장 독직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7월 폭행사건이 발생한 지 약 1년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피압수자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정 차장검사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한 행위나 결과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정 차장검사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처음부터 유형력을 행사할 의도는 없던 점, 오랫동안 검사로 재직하며 처벌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29일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던 정 차장검사는 법무연수원에 근무하던 한 검사장을 찾아가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의 몸을 눌러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10월 27일 기소됐다.
한 검사장은 당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뿐, 폭행의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폭행의 개념은 신체에 대한 물리력 행사"라며 "형법의 독직폭행 조항이 폭행의 의미를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근거를 두고 있지 않다"며 정 차장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심을 잃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휴대폰을 빼앗으려는 의사뿐만 아니라 유형력 행사를 위한 최소한 미필적 고의의 폭행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정진웅 차장검사는 13일 자신의 행위가 "직무행위였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13일 출근길에 정진웅 차장검사의 직무배제 등 조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1심 판결은 소위 검언유착이라 불렸던 사건의 현재까지 수사 결과를 반영한 판결이라 보여지는데, 아직 한동훈 검사장과 관련된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문제의 그 포렌식 문제도 남았다"며 "전임 검찰총장(윤석열)에 의해 정 차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요청이 있었고, 전임 법무부 장관(추미애)의 이에 대한 조치(정 차장의 기소 적정성에 대한 진상조사)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이어 "징계 청구, 직무집행 정지 요청, 포렌식이 필요로 하는 그 사건의 수사 진행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심 판결을 존중해 잠정적으로는 당장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검토를 해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