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샤리아법에 따라 통치...여성 역할과 여학생 등교 여부 율법학자가 결정”
반(反)텔레반 시위서 총기발포로 3명 사망·12명 부상
미 국무부 “탈레반, 美·제3국 국민, 아프간 출국 허용해야” 촉구
◆…아프가니스탄 잘랄바드에서 일어난 반탈레반 시위 <사진 로이터>
탈레반의 한 고위인사가 아프가니스탄이 민주주의가 아닌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심의 반(反)탈레반 시위에서는 총기발포로 3명이 사망했으며 여전히 수도 카불공항에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기 위한 시민들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 미 국무부는 탈레반에 떠나길 원하는 미 국민을 포함해 제3국 국민과 아프간인들의 출국을 허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탈레반의 고위급 인사 와히둘라 하시미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이 엄격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로 망명 중인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을 대신해 탈레반 지도부 회의가 아프간을 통치하고 탈레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크훈자다가 지도자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의 등교 허용 여부를 율법 학자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아바야에 베일을 착용할지는 율법 학자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아프간 국민 99.99%가 무슬림이며 우리는 이슬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통치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여성들은 이슬람 율법 즉, 샤리아법에 따라 일할 수도 학교에 다닐 수도 없었다. 여성들은 외출 시 얼굴까지 가리는 검은색 부르카를 입어야 했으며 이 모든 것을 어길 시 공개 처형을 포함한 처벌이 가해졌다.
같은 날 아프간 잘랄라바드에서 일어난 반탈레반 시위에서는 3명이 숨지고 12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전직 경찰관계자와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광장에 아프간 국기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탈레반이 총기를 발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탈레반이 아프간 장악 후 첫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이 끝났다. 평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 하루만이다.
탈레반은 전날 17일(현지시간) 이 같이 밝히며 이슬람 율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고 서방에 협력한 군인과 건설업자에 대한 보복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여전히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카불공항에 몰리고 있다.
탈레반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군인들이 인파를 해산시키기 위해 공중으로 발포했지만, 이 과정에서 아무도 다치게 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같은 날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탈레반이 모든 미국 시민, 제3국 국민, 그리고 떠나길 원하는 모든 아프간인을 괴롭힘 없이 안전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카불에 주둔하고 있는 4,500여 명의 미군이 비행장 안전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사람들의 대피 동원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제공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