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구조조정안 반발...“받아들이지 않으면 파업”
구조조정 철회·공익서비스 비용 국비 보전 등 요구
서울시·정부와 대화도 병행
대구·대전·부산·서울·인천 등 5개 노조 총파업 참여
◆…23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열차 탑승을 위해 대기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3일 오전 민주노총 1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서울시가 노조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다음 달 14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총파업에는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전국 지하철 노조가 참여할 예정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지난 2016년 성과연봉제 반대 총파업 이후 5년 만이다.
노조는 ▲구조조정 철회 ▲공익서비스 비용 국비 보전 ▲청년 신규채용 이행 등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하며 파업 계획을 확정했다.
노조는 서울시와 공사 측을 향해 지하철의 재정 적자 문제가 노약자의 무임 수송에 따른 손실 때문이라며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구체적으로 적자 폭 확대의 주요 원인은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무임수송이라며 이를 서울시와 공사 측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손실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현행 제도상 코레일(한국철도)만 무임 수송 손실 보전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타 도시철도 운영 기관이 이 손실을 떠 안고 있어 서울시도 그동안 정부에 요구해 온 사안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도시철도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섰고 전국 6개 공사를 합치면 2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5년 이후 동력된 지하철 요금에 코로나19 장기화, 재택근무 확산 등이 맞물려 운송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적자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노조 측은 “이 때문에 자구책이라는 구실로 노동자가 해고되거나 신규 채용이 안 됐고 안전을 위한 노후전동차와 시설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또한 적자 확대에 따라 서울시와 공사 측이 추진 중인 대규모 구조조정 또한 주요 쟁점으로 내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구안서울교통공사에 명예퇴직, 외주화, 업무 통폐합 등으로 2000여 개 일자리 감축과 임금 동결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에 맞서고 있다. 노후화, 민영화, 인력 부족, 사고, 고강도 노동 등으로 노동자 시민이 고스란히 그 부담을 지게 생겼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다만 노조는 정부와 서울시에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놨다. 노조 측은 “열차를 멈추기에 앞서 잘못된 정책을 멈추게 하는 것이 투쟁의 이유이자 목적”이라며 “지하철 파업은 시민 불편뿐 아니라 혼잡도 가중으로 방역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끝내 노조의 요구를 묵살하고 대화조차 거부한다면 전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노조는 26일 전국 지하철노조와 함께 주요 역사에서 ‘지하철 재정위기 해결,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 초 정기국회 개원 시 국회와 서울시청 일대에서 노조 요구를 알리는 릴레이 시위와 기자회견, 도보 행진 캠페인도 진행한다.
앞서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인천의 지하철 노조 조합원 1만8991명 중 1만6934명이 투표해 78.9%(1만3367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광주 지하철 노조는 임금단체협상이 진행 중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