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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기업탐사]

② 대주주는 구주매출로 돈방석…증시엔 매물 폭탄

조세일보 | 조영진 기자 2021.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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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의장 크래프톤 상장 때 벨리즈원 구주매출로 거액의 현금 확보
크래프톤 측 “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 대책 현재로선 확인 못해줘”
3대주주 벨리즈원 투자자들 4년새 3~4.7배 투자수익 거두며 구주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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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이 상장 후 공모가를 지키지 못한 주요 원인은 보호예수의무가 없는 물량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의 특수관계법인이 내놓은 구주매출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공모에서 장병규 의장 특수관계법인 벨리즈원과 크래프톤 임직원의 구주매출 규모는 모두 1조5091억원으로 전체 공모금액 4조209억원의 35%에 이르러 수급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벨리즈원은 크래프톤 상장 때 구주매출한 자금을 받아 유상감자 방식으로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이 가운데 장병규 의장의 지분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상장에 따른 과실도 그만큼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상 최대주주는 기업 상장 시 최소 6개월 의무보유를 이행해야 하나 벨리즈원의 경우 최대주주가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의무에서 제외됐다. 덕분에 장병규 의장은 이번 상장과 함께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게됐다.

벨리즈원은 크래프톤의 상장 전 3대 주주로 지난 2018년 장 의장과 예전부터 관계를 맺어온 IMM인베스트먼트가 ‘벨리즈투’의 이름으로 2000억원의 출자금을 지불하며 설립한 사모펀드다. 벨리즈투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운영 중인 펀드 페트라6호, 페트라6의1호, 페트라6의알파 등이 벨리즈원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55.56%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펀드에는 장병규 의장을 비롯해 JKL파트너스(500억원), NHN인베스트먼트(90억원) 등도 출자해 44.44% 지분의 기타 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래프톤의 상장 과정에서 벨리즈원은 보유주식 276만9230주를 전량 구주매출해 1조3791억원을 챙겼다. 이 법인은 크래프톤 상장과 동시에 유상감자 방식으로 법인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벨리즈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즉각 법인 소각에 나섰다.

벨리즈원의 유상감자대금 총액은 세금, 수수료 등을 제외한 1조3649억원이었다. 이 중 벨리즈투에게 6122억원, 기타주주에게 7527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벨리즈투의 감자대금은 총 5348억원으로 페트라6호에 2293억원, 페트라6의1호에 996억원, 페트라6의알파에 995억원이 지급됐다.

그 결과 벨리즈원에 투자한 벨리즈투는 4년새 2000억원 투자로 6122억원을 회수해 3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게 됐다. 또 장병규 의장을 포함한 기타주주들은 1600억원을 투자해 7527억원을 회수해 4.7배 가량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장 의장은 기타주주에게 할당된 7527억원 중 일부를 배분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모 과정에서의 공모가 뻥튀기 시도 등 최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방지하기 위한 의무보유 조항에도 불구하고 30% 이하 지분을 가진 사모펀드를 통해 장병규 의장이 차익을 실현했다는 점이다.

한편 이번 상장을 통해 크래프톤 임직원이 구주매출로 받은 돈도 1300억원에 이른다. 크래프톤의 자본금 변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크래프톤 임원진은 총 6번의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으며 평균 주당발행가액은 4981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올해 5월 주당 액면가액이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돼 평균 주당발행가액은 996원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이번 공모가 49만8000원은 스톡옵션 행사가격의 500배에 해당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조두인 블루홀스튜디오 대표, 김형준 블루홀스튜디오 PD 등은 이번 구주매출을 통해 약 1300억원을 지급받게 됐다.

이처럼 엄청난 차익을 지켜본 임직원들로선 우리사주조합 몫으로 배정된 물량에 매력을 느낄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지적이다. 이는 우리사주의 대량 실권으로 이어졌고 결국 수급에 악영향을 끼친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은 공모가를 높게 산정할수록 크래프톤 관계자도 이익을 더 얻는 구조였던 것이다. 이런 만큼 공모가 산정의 적정성에 의심이 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점에서 높은 공모가에 청약한 투자자에 대한 도의적 비판을 받을 여지가 큰 셈이다.

상장 이후 사모펀드의 이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 했다는 크래프톤 측의 해명도 나오지만 벨리즈원의 대규모 구주매출이 공모가 수성 실패 원인이 된 만큼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 측은 “자사주 매입 등 기타 주주환원 정책은 현재로선 확인시켜줄 수 없다”며 “다수의 증권사가 적정주가를 공모가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병규 의장이 보유했던 벨리즈원 보유지분과 이번 상장에서 구주매출로 확보한 수익금에 대한 조세일보의 질의에 대해선 “별도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장병규 의장은 대한상의 부회장을 비롯해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는 등 IT업계에선 지도적인 역할을 하는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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