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 아프간대사 “우호사업 추진”…탈레반도 “中, 아프간 재건에 기여 기대”
지난해 중국, 아프간 직접 투자 11% 이상 증가해
희토류 등 광물 투자 가능성 적어 “자원 추출 인프라·경험 부족”
“투자 확대 리스크 커”...신장 위구르족 등 정치적 문제 엮여있어
◆…지난 7월 회담을 가진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 로이터>
미군 철수 시작과 함께 탈레반이 아프간을 일주일 만에 장악한 후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의 대사관을 철수하고 자국민의 카불 탈출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반면, 아프간 주재 중국 대사관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사업체들은 카불에서의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함께 아프간 관련 회담을 가진 중국은 양국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주권을 존중하고 외세의 개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에 동조했다며 “아프간의 주권, 독립, 영토를 존중하며 내정 불간섭 정책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어 29일, 환구시보에 따르면 왕위 아프간 주재 중국대사는 중국 국영방송 CGTN에 출연해 이 같은 중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아프간과의 우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운명공동체 이념을 상기하며, 아프간 지역의 우세와 아프간 국민이 더 많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7개국(G7)과 UN 등이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탈레반 역시 중국의 아프간 투자를 반기고 있다.
ABC에 따르면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 역시 이날 CGT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아프간 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중국이 아프간 건설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프간 통계정보청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의 3대 교역국은 이란, 파키스탄 중국이다. 이 중 중국의 교역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지난해 중국의 아프간 직접 투자는 11%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아프간에 대한 투자 확대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로위 연구소의 로저 샤나한 박사는 “아프간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커다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이 탈레반 통치의 본질에 큰 우려를 하지 않고 있고 탈레반은 중국 투자를 환영하며 신장지역 위구르족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탈레반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신장 지역의 이슬람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 등의 정치적 문제도 포함돼 있다. 중국과 아프간은 국경을 좁게 접하고 있으며 중국은 아프간이 이지역 내 분리주의자들의 집결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희토류 등 광물 자원이 중국의 주요 투자 분야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2010년 미국의 한 보고서는 아프간 내 1조 달러 상당의 희토류 등 광물 매장량을 추정한 바 있으나 아프간 광산부 장관은 아프간이 추정치의 3배에 해당하는 광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 본 대학의 국제문제연구소 구쉐우 소장은 중국 투자의 주요 동기가 광물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다른 지역보다 아프간에서 자원을 추출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영국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의 선임 부연구원 라파엘로 판투치 또한 A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이 아프간 천연자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작업을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원 추출에는 실제로 어려운 환경 속에 상당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탈레반이 이러한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 매우 제한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