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역선택 룰 놓고 격랑 속으로...정홍원 사퇴 압박까지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대선 경선에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히자 일부 대선주자들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정 위원장의 사퇴를 거론하는 등 국민의힘이 내홍에 빠지는 모습이다.

정 선관위원장이 과거 "윤석열, 최재형, 김동연, 세 사람 중 한 사람을 지지한다"는 발언이 소환되며 공정성 시비까지 나왔다.

◆오신환 "정홍원. 경선판 룰 깨는 것...(역선택 방지 조항) 받아들일 수 없어"

유승민 캠프 측 종합상황실장인 오신환 전 의원은 1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동안 역선택 조항을 한 번도 삽입한 적 없다"며 "이렇게 떠드는 것은 돌고래(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프리패스를 달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후보 측은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윤석열 후보와 만나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해 사전 교감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정 위원장이 경선준비위에서 결정하고 최고위에서 추인한 이 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것 자체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할 수 있다고 보고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최고위에서 결정하고 추인한 안을 갑자기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으면 그것을 누가 동의하겠나. 경준위를 뭐하러 만들었으며 그런 룰에 대해 왜 논쟁을 하게 만들어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만약 역선택 방지 조항을 채택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오 전 의원은 "경선판을 깨자는 것으로 저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라고 답했다.

오 전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을 경우 각 후보들의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쳐 데이터상 유불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준표 후보나 유승민 후보가 일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한테 비호감도가 낮다는 것"이라며 "윤 후보는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죽어도 윤석열을 찍지 못하겠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역선택 방지 없으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당 후보 선정 좌지우지"
권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역선택 도입과 관련해 "유승민 후보 측이 불리하니까 (역선택 도입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후보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말이 왔다갔다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권 의원은 홍준표, 유승민 후보 지지자들의 절반 이상이 이재명 후보와 가상대결 시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예로 들었다.

권 의원은 "제일 중요한 게 가상대결이고 양자대결이다. (민주당 강성지지자들이)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우리 당 특정 후보를 찍었다가 본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찍는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들인 '대깨문'들이 굉장히 개입하고 있고 사실상 조사 결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특히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추격하는 것과 관련해 역선택이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지 않다"며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히고 여론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홍 후보에게 지지율을 높게 보낸다"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당 선거위가 합리적 결정" 거리두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까지 경선 룰이 예정대로 확정되며 역선택 관련 조항 도입에 대해서는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역선택 조항 도입과 관련해 "역선택 방지 문항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을까 한다"라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결정하라는 최고위의 의사결정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선관위가 5일까지 일부 바꾸겠다고 하면 후보들이 가만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는 김 최고위원은 "어쨌든 선관위가 잘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최고위원으로서 당 지도부가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논란을 불러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발언을 절제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