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비트코인의 급락과 최근 조정장세는 정책적인 요인과 시장 내재적 문제가 복합돼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정책적 요인으로는 미 SEC(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게리 겐슬러(Gary Gensler)의 비트코인 ETF 승인과 관련된 모호한 태도가 작용하는 것으로 시장의 예상과 달리 선물시장과 연계된 ETF만을 승인하려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그레이 스케일(Grayscale)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소넨샤인(Michael Sonnenshein)은 비트코인 선물과 연계된 ETF에 대한 SEC의 최근 입장은 이전 자신들이 밝힌 내용과 상반된다고 비난했다.
지난 8월 겐슬러 의장은 투자자들이 주식 형태로 가상화폐를 쉽게 구매함으로써 비트코인의 전반적인 유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ETF를 승인할 것처럼 말했지만 최근 아스펜(Aspen) 회의에서는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에 한정된 ETF를 기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SEC가 비트코인에 직접 기반한 ETF보다는 선물시장과 연계된 ETF(비트코인 현물 수량보다는 미래 가격에 연동된 합성 계약)를 승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미국 투자자,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실망이 컸다.
2016년 비트코인 ETF를 처음으로 신청하고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신탁)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관리하는 소넨샤인은 “SEC ETF 정책은 여러 명의 아이들 중 특정한 한 아이만을 편애하는 것과 같다”며 “선물시장과 연계된 ETF는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년 동안 선물시장과 전혀 무관한 수천 개의 ETF를 승인한 SEC가 내부자에 의한 가격 조작 가능성을 이유로 선물시장 연계 ETF를 주장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위험이 제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선물시장과 연계된 ETF가 현물시장보다 생성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어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또한 시장을 긴장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시장 내재적인 문제도 조정을 빨리 끝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선물옵션의 강세가 지속된다고는 하지만 지난 8일 5만2000달러 선이 무너지며 20일 이동평균선과 200일 이동평균선 모두 내줬다.
알트코인의 급등도 비트코인은 물론 가상화폐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투자에 참여하는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알트코인 투자자 상당수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서 이탈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관망하면서 4만 달러 이하로 하락하고 조정이 끝났을 때 투자에 참여하라는 많은 전문가나 분석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