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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최저증거금률 40%]

‘10배 투자’ CFD...정부 규제에 ‘빨간불’

조세일보 | 김진수 기자 2021.09.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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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차액결제거래),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로 급성장
10월부터 최저증거금률 40% 규제...기대수익 급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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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다음달 1일부터 CFD(차액결제거래) 최저증거금률을 기존 10%에서 40%까지 높이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예고하자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CFD 증거금률을 40~100%로 조정하기로 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다음달 1일부터 신규 진입하는 CFD 거래 가능 종목에 대해 최저증거금률 40%를 적용하겠다고 공지했다. DB금융투자, NH투자증권을 비롯한 다른 증권사들도 당국 방침에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CFD는 투자자가 일정 비율의 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사고 팔아 그 매매차익을 투자자가 챙길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매도 포지션을 선택하면 주가 하락 장에서도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헤지할 수 있다. 그러나 주가변동 폭에 따른 위험부담도 큰 만큼 전문투자자에게만 허용된다.

현재 CFD 서비스를 운영하는 증권사는 10곳으로 알려졌다. 2016년 교보증권이 CFD를 도입한 후 독점 체제를 유지하다가 2019년부터 키움증권, DB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를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도 가세했다. 지난 7월에는 메리츠증권까지 합류했다.

◆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 양도소득세 적용으로 CFD 성장

증권사들이 CFD 시장에 뛰어든 주요 배경으로는 2019년 11월 개인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이 완화된 것을 들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상품 잔액이 5000만원 이상이고, 연소득 1억원(부부 합산 1억5000만원) 또는 순자산 5억원 이상인 고객을 전문투자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을 기존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춘 것이 CFD의 문턱을 낮추는 데 주효했다.

지난 4월부터 CFD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영향도 있다. 그동안 CFD는 투자자가 자신의 명의 대신 증권사 명의로 거래한다는 점에서 조세회피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 큰손들은 연말에 기존 주식을 팔지 않고 CFD 계좌로 잠시 옮겨놓는 식으로 양도차익 과세를 피해가곤 했다. 이에 정부는 파생상품 양도세 과세대상에 CFD도 추가해 지난 4월 1일부터 양도세 11%(지방소득세 포함)를 부과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부과로 부정적 이미지가 희석되자 증권사들은 CFD 상품을 적극 출시하기 시작했고 투자자도 늘어났다.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CFD 개인 전문투자자 수는 지난해말 4196명으로 2019년말 823명보다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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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CFD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2020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을 통해 지난해 국내 CFD 총 거래대금은 30조9000억원으로 전년(8조4000억원)보다 22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CFD 계좌 잔액은 2019년말 1조2713억원에서 올해 들어 4조8844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6월말 교보증권의 CFD 계좌 잔액은 1조9971억원, 키움증권은 1조3161억원으로 두 증권사의 비중이 68%에 달하며 양강 구도를 유지했다. 교보증권은 업계 최초로 CFD를 시행하며 선점 효과를 누렸고, 키움증권은 타 증권사 대비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만큼 CFD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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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CFD 계좌 수 역시 지난 2월말 1만4883개로 2019년말보다 약 5.5배 증가했다. 특히 키움증권의 계좌가 1만1101개로 75%에 달해 교보증권(991개), 한국투자증권(1726개)을 비롯한 증권사들을 크게 앞질렀다.

◆ 최저증거금률 10%→40%, 레버리지 10배→2.5배

이렇게 CFD 시장이 성장하나 싶었는데 정부 규제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오는 10월부터 CFD에 대해 투자자 신용공여와 동일한 수준의 증거금률 최저한도(40%)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으려는 당국 방침의 일환에서 ‘빚투(빚내서 투자)’를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CFD를 운영하는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원래도 30~40% 증거금률이 적용되는 종목이 주를 이뤘다”면서도 “정부 방침에 발맞춰 최저증거금률을 40%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로서는 큰 차이가 없더라도 일부 투자자 입장에서는 레버리지가 기존 10배에서 2.5배로 제한됨에 따라 기대 투자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10억원 어치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 1억원만 있으면 됐던 투자자들은 최소 4억원을 납입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시장 보호, 증권사 보호,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을 들고 있는데 분명한 근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CFD는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최저증거금률을 40%로 올린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문투자자 범위가 넓어지고 CFD 투자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존에도 30~40% 증거금률을 적용한 계약이 많았던 만큼 이번 규제로 CFD 성장 규모가 크게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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