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대장동이 모범사례?... 의견 밝히는 것 부적절"

노형욱 "국토부, 조사권한 없다... 개발이익 환수 제도개선 검토"

노형욱, 文정부 부동산정책 탓이라는 李지사 주장엔 ... "동의 못해"

여당 의원들 "박근혜 정권의 과도한 규제완화, 대장동 사태 촉발"

노 장관은 야당 의원들이 대장동 사건에 대한 국토부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자 "지정권자가 성남시에 해당하고 성남시에서 진행된 사업이고, 해당 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조사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노 장관에게 "(이 지사가) 마귀(민간 개발업자)와 거래하는 동안 국토부는 무엇을 했느냐", "도시개발법은 국토부에서 만들고 최종 해석과 집행권한에 대한 유권 해석은 국토부에서 가지고 있지 않으냐"고 거듭 따졌다.

그러자 노 장관은 "이 법이 (국토부) 소관 법률이긴 하지만, 공공의 전면 수용방식에 따른 폐해를 개선해보자고 해서 민간도 참여할 수 있고 지자체의 주도권을 보장하고 이런 차원에서 법이 제정된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국토부가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대책을 가지고 앞으로 지휘해 나가야 할지, 법을 개정하면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이런 것들에 대한 그런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하며 "도시개발법을 관장하는 주무부처 장관 아니냐, 도시개발, 택지개발 다 장관님 소관 아니냐"고 몰아부쳤다.

이 의원은 이어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두고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공익 환수 사업', '대표적인 모범 개발 사례'라고 말했는데 동의하느냐", "전체를 관장하는 장관이 어떤 확신을 못 갖고 이 자리에 앉아 계시는 거 아니냐, 답변하기 어려우면 어렵다고 말씀하시라"고 다그쳤다.

노 장관은 잠시 뜸을 들이다 "같은 사안에 대해 여야 의원님들께서 상반된 해석으로 말씀하시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제 의견을 밝히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장관의 철학을 물어보는 것이지, 우리 얘기에 동의해달라, 동조해 달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했다.

노 장관은 "제 말씀은 지금 논의되는 사항들에 대해서 수사도 진행 중인 사항이 있으니까 개인적인 언급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것이고, 개발이익환수라든가 제도 개선에 관련된 사항은 저희도 충분히 관심을 갖고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장관은 "'개발 이익이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비롯된 것'이라는 이 지사의 주장에 동의하시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는 곧 바로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노 장관은 "부동산시장 안정과 투기억제를 위해 정부가 노력해온 부분들이 있다"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성하고 개선해 나가겠지만, 그동안 노력해온 점, 그다음에 일부 성과를 통틀어 하나로 부인하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정권은 2014년 택지개발법 폐지를 추진하고 개발부담금 감면 특혜를 도입해 대장동 개발사업이 천문학적인 돈 잔치를 할 수 있도록 꽃길을 깔아줬다"며 "특혜 설계자들이 석고대죄는커녕 개발이익 환수에 최선을 다한 이에게 누명을 씌우려 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어 "박 정권이 개발이익환수법을 개정해 개발부담금 부담률을 25%에서 20%로 축소하고 2014∼2018년 부담금을 50∼100% 감면하는 특례를 도입했는데 대장동 사업도 이 특례를 받아 막대한 개발이익에 대한 부담금을 줄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장동 사업에서 화천대유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땅값의 큰 차이를 발생시키는 토지수용 개발 방식 때문"이라며 "이 사업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지만 민영개발 전환을 독려한 이명박 정권에 의해 결국 민관합동 사업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 사업은 공익사업이 아니라 민간에 막대한 불로소득을 안겨준 특혜 사업"이라며 "대장동 사업이 경기도를 중심으로 하나의 모델로 퍼져나가고 있는데 국토부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