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이름 붙이기도 창피한 국세청 조세박물관

문체부 36곳 평가, 조세박물관 등 7곳 '기준 미달' 판정

국민 세금으로 건립·운영되는 국립박물관 중 7곳이 '기준 미달'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국세청이 운영하는 국립조세박물관도 이름을 올렸다. '국세행정의 발전과정을 소개하고 미래의 납세자인 청소년들에게 세금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연구 실적이 없다고 평가된 것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에 따르면, 국립조세박물관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 국립박물관 인증을 받지 못하고 탈락했다. 문체부의 인증을 받으려면 70점(기준점수)을 넘겨야 하는데, 조세박물관은 69.47점을 받았다. 조세박물관 이외에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행정안전부), 국립태권도박물관(문체부), 지도박물관(국토교통부), 국립경찰박물관(경찰청), 공군박물관(국방부), 전사박물관(국방부)이 평가점수에 미달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국립박물관 평가 인증제도'를 최초로 시행했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등록 후 3년이 지난 국립박물관을 대상으로 하며 ①설립 목적 달성도 ②조직·인력·시설 및 재정 관리의 적정성 ③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④전시 개최 및 교육 프로그램 실시 실적 ⑤공적 책임 등 5개 항목으로 심사를 거쳐 우수 인증기관을 선정하는 구조다.

조세박물관은 표준유물관리시스템 구축·운영이라든지 유물관리 소장품 연구·공유를 위한 실적이 평가점수에 미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2002년 개관 후 2015년 세종시에 이전 개관한 조세박물관은 국세청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고 의원은 "국립조세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세금 전문 박물관으로서 국세행정의 발전과정을 알리고 미래의 납세자인 청소년에게는 조세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라며 "국세청이 조세박물관 운영 실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박물관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는 36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100점 만점에 70점을 넘는 곳은 26곳이었다. 공연예술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국영화박물관 등으로 이들 기관은 우수 인증기관으로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