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세안 정상회의서 中 겨냥 “지역 내 평화·안정 위협”

美 정상,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4년만 “대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

경제 프레임워크 제시…“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 위한 파트너십 필수적”

中 리커창 총리 “남중국해는 우리의 공동 거주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대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으로 역내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대만을 향한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화상 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역내 국가들과의 경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며 무역 촉진, 디지털 경제와 기술 표준, 인프라, 공급망 회복, 탈 탄소 등에 관해 공동목표를 개발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EAS 회의에는 아세안 회원국과 미국·한국·일본 외에도 중국 대표인 리커창 총리가 참석했다.

전날 미-아세안 정상회의에도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유지하기 위해 양측의 파트너십은 필수적”이라며 “이는 수십 년간 공동 안보와 번영의 밑거름이 되어왔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 회의에 참석한 이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4년만으로 이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을 위해 동남아 국가들과의 외교틀을 다지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신장지구 및 티베트의 인권, 홍콩 민주주의를 언급하는 것 외에도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중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며 “우리는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대만에 대해 “강고한” 약속을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주 그는 1979년 법에 따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이에 개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중국이 대만 상공에 반복적으로 공군 비행기를 보내면서 대만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 양국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리커창 총리는 EAS 회의에서 “남중국해는 우리의 공동 거주지”라며 지역 내의 평화, 안정, 항해 및 상공 비행의 자유를 지지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현재 동남아 국가들이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해양 경계선 ‘남해 9단선’을 근거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인공섬에 군사 전초기지를 설치해 인접국을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