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노드스트림-2’ 승인 추진에 푸틴 유럽에 비축분 공급 지시해
러, “노드스트림-2 가동 시 공급 늘어날 것”…사실상 천연가스 무기화
독일 기존 강경한 반대입장 바꾼 것…심각한 유럽 에너지 위기 반영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의 대표 알렉세이 밀러에게 러시아의 비축량을 채운 후 11월 8일부터 유럽에 천연가스 비축분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조치가 유럽 에너지 시장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푸틴의 지시는 전날 독일 경제부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2’의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낸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독일 에너지 관리 기관인 ‘분데스네차젠투르’가 ‘노드스트림-2’에 필요한 보증서류 제출을 요구한 데 이어 전날 독일 경제부는 분석 결과, “(파이프라인) 승인이 독일과 유럽연합에 대한 가스 공급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주변국과의 논의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규제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송유관 ‘노드스트림-2’의 건설 승인에 대한 규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일부 유럽 정치인들은 러시아가 ‘노드스트림-2’ 승인을 위해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며 에너지 대란이 악화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파이프라인 개통을 승인하기 전까지는 추가 가스 공급이 없을 것이라며 압박을 가하는 등 사실상 천연가스를 무기화하고 있다.
한편, 독일이 ‘노드스트림-2’와 관련해 기존의 강경한 반대입장을 바꾼 것은 현재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전력수요로 에너지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 소비량의 43%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은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 600%까지 폭등하는 등 사상 최악의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한편, 미국과 프랑스 등은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이 개통될 시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상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