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분기 성장률 2%로 추락…델타·공급망 병목 영향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이 델타변이 확산과 세계 공급망 병목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률 2.0%(속보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분기 성장률은 2분기(6.7%)에 한참 못 미쳤다. 이는 델타변이 확산과 세계 공급망 병목 영향으로 상품이 부족해지자 소비도 줄어들어 나타난 결과이다.

여기에 지난 8월 허리케인 아이다가 해상 에너지 생산을 황폐화한 영향도 더해졌다. 미국 행정부는 아이다 피해액을 620억 달러로 추산했다.

다만 4분기 델타변이 확산이 줄어드는 가운데 경제 활동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주 미국에서 신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이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뒤 19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 3분기 성장률 저조에도 지금까지 국내총생산 수준은 사상 최고치이며 대유행 이전보다 1.4% 높다.

3분기 성장률은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7%를 밑돌았다.

성장세 둔화는 재고 부족 영향이 컸다. 사업 재고는 2분기 1685억 달러에서 777억 달러로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재고 부족이 심각하다. 자동차 생산은 지난 2분기 14.1% 감소한 뒤 3분기 41.6% 감소했다. 이는 세계 반도체 부족 때문이다.

자동차 부족으로 소비 지출이 약화해 2분기 12% 성장률을 보였으나 3분기 1.6% 성장에 그쳤다. 더불어 내구재 소비 지출도 26.2% 줄었다. 소비 지출이 미국 경제 활동의 60%를 차지한다.

반면 항공여행과 렌터카 수요가 커져 관련 서비스 지출이 7.9% 성장했다. 병원과 레스토랑, 호텔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었다. 서비스 지출은 2분기에 11.5% 성장한 바 있다.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아 소비를 잠식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4.5% 상승했다. 2분기엔 6.1% 올랐다.

높은 물가와 저성장은 스태그플레이션(불경기 속 물가상승) 우려를 키울 수 있다. 대다수 경제학자는 2022년까지 생산이 회복할 것으로 보기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임박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레고리 데이코 옥스퍼드이코노믹스 경제분석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화두가 되겠으나 이런 이야기에 속아선 안 된다"며 "물가상승은 공급 문제로 높아지고 있으나 경제가 침체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성장률 둔화가 연방준비제도의 11월 자산매입 축소 계획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여름 델타변이 확산을 뒤로하고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고용시장 개선 전망으로 상쇄되자 미국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 밖으로 상승하며 3분기 이후 경제가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13.8로 9월 109.8보다 4포인트 올랐다.

노동력 부족이 여전하나 미국인은 취업에 어려움이 없을 거라 전망한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0월 17∼2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9000건 적은 28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청구자 감소는 연속 3주째이며 건강한 고용시장을 나타내는 25~30만 명 수준과 일치한다.

지난 9월 770만 명이 공식 실직 상태였음에도 8월 기준 채용공고가 1040만 개에 달했다.

조엘 나로프 경제분석가는 "대규모 구인난을 고려할 때 당분간 청구 건수가 계속 감소하고 노동시장이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