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두관을 시작으로 이광재·김영주, 백의종군 선언
野 나경원 "尹, 정권교체 지지율보다 低, 외연확대 必"
野 김태호 "중진들이 길을 터줄 때... 지역표밭 일구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6주기 추모식에서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선대위 '쇄신'과 '구성'을 놓고 '선대위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당 중진의원들이 선대위 직책을 내어놓으며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있다.
백의종군의 첫 테이프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끊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말한 선대위 대개조에 동의한다"며 "'날렵한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를 위해 우선 저부터 먼저 선언한다. 저는 공동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 그리고 경선후보인 저를 배려해서 맡겨주신 후보자 직속 균형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료 의원들을 향해 "여의도에 있지 말고 사무실에 나오지 말고 회의가 필요하면 온라인으로 하고 모두 자기 동네로 내려가자"고 제안하며 "저부터 지역구로 내려가겠다. 저와 함께 하고 있는 지방의원들부터 모아서 '대선승리 아이디어와 자기활동 계획 발표회'를 열겠다. 저도 그런 현장의 활동계획에 맞게 철저하게 바닥부터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광재 의원도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라며 "후보와 지지자들이 함께할 시민캠프 구성"을 제안했다. 이어 "이 후보와 국민 모두가 함께 손을 잡고 광장으로 나가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여정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치열하게 헌신하겠다"고 했다.
김영주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선거가 108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온갖 흑색선전과 거짓이 난무하는 작금의 현실을 보며 굉장히 우려스럽다. 원팀으로 선대위를 꾸렸지만 지금처럼 느슨해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부터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 다시 초심을 갖고 민심의 바다로 나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나경원 전 의원과 김태호 의원 등 국민의힘 중진들도 22일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던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대위에 내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내 작은 자리라도 내어놓고 싶다. 그 자리가 한 표라도 가져올 수 있는 외연확대를 위한 인사영입에 사용되길 소망한다"고 적었다.
나 전 의원은 "이제 내년 대선을 위해 우리는 정권교체의 염원을 모두 묶어내는 외연확대에 일로매진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 정권교체 지지율보다 윤 후보 지지율이 낮다는 것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국민의 힘의 당원으로서 또 동작을 당협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결심도 자세도 가지고 있다"며 "우리 후보와 당의 승리를 위해 밀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한홍(왼쪽) 의원과 김태호 의원(오른쪽)이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비공개 오찬을 갖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글을 통해 "걸음을 멈추면서 주전자라도 나르면서 정권교체에 헌신하겠다"며 "선대위는 새 인물들에게 맡기고 중진들은 백의종군의 자세로 각자 맡은 지역에서 표밭을 일구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선대위 구성 논의가 한창이지만, 언뜻 벌써부터 자리다툼하는 것으로 비칠까 걱정된다"며 "선대위에 다 담아 내려다보니 정작 대선을 위해 절실한 새로운 변화를 담아내지 못할까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이어 "이제 중진들이 길을 터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대선 선대위는 경선 공신들이 한 자리씩 나눠 갖는 전리품이 돼선 안 된다"며 "중도 확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서 변화와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후보의 짐을 덜어주자. 중진들이 솔선수범해서 뒤로 물러나 현장에서 백의종군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이기려면 머리도 있고 발도 있어야 한다. 결국 국민들을 직접 만나 읍소하고 지지를 결집해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선대위는 새 인물들에게 맡기고 중진들은 백의종군의 자세로 각자 맡은 지역에서 표밭을 일구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머드 선대위로 가다가 뒤늦게 몸집을 줄인 민주당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저부터 백의종군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