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4곳 AI 확진, 멧돼지 사체 6구 ASF 검출…방역 초비상
코로나19도 재확산, 돌파감염·학생·위중증 환자 등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긴장감이 도는 충북지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번지고 있다.
◆…'ASF 발생' [연합뉴스 자료사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원도 영월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단양·제천지역에 유입되면서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이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가축방역 방어망까지 뚫리면서 이곳저곳에서 바이러스와 힘겨운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 야생멧돼지 ASF 확진 잇따라…집돼지 감염 초읽기
국내에서 ASF가 처음 발생한 것은 2019년 9월 16일 경기도 파주의 양돈농장에서다.
20여일 뒤인 10월 3일에는 연천군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같은 달 9일 연천군 신서면의 한 양돈농장이 확진됐다.
멧돼지 사체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된 후 불과 엿새 만에 농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ASF 막아라" [연합뉴스 자료사진]
ASF는 치사율이 최대 100%에 달하는 무서운 바이러스지만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런 만큼 감염이 확인되면 살처분 말고는 대책이 없다.
이처럼 무서운 ASF 바이러스가 최근 제천 송학면·백운면과 단양 단성면 월악산국립공원에까지 유입됐다.
지난 19일 단양군 단성면의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된 것을 포함해 단양에서 2구, 제천에서 4구 확인됐다.
폐사체가 발견된 곳에서 10㎞ 방역대에는 모두 14곳의 양돈농장이 있다. 사육하는 집돼지는 2만9천여마리에 달한다.
환경부는 전문인력 24명을 포함, 62명의 수색팀을 투입해 발생지점을 중심으로 멧돼지 폐사체를 찾고 있다.
멧돼지 포획을 위한 트랩 300개도 설치했다.
충북도 역시 지난 19일부터 ASF 재난상황반을 가동하며 군부대 지원을 받아 폐사체 수색에 나섰고, 단양 발생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3㎞를 둘러싸는 29㎞의 울타리 설치에 착수했다.
◇ 음성 금왕 농장 4곳 AI 확진…느슨해진 방역의식이 문제
음성군 금왕읍에서는 보름 넘게 조류 인플루엔자(AI)와 힘겨운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철저한 방역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막아요"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9일 메추리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확인된 데 이어 11일과 16일 이 농장 반경 3㎞ 안에 있는 육용오리농장 2곳에서 잇따라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19일에는 이 지역 육계농장이 AI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농장 역시 메추리농장에서 반경 3㎞ 안쪽에 있다.
AI 확산 원인으로는 야생조류 분변 유입이 꼽힌다.
확진 농장 주변에는 철새가 오가는 소하천이 있는데, 여전히 철새가 몰려들고 있다는 점에서 AI 확산을 조속히 차단할 묘책이 없는 셈이다.
그런 만큼 철저한 소독만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발생농장 중에는 소독기가 설치되지 않은 축사 뒷문 등을 통해 종사자가 출입한 일이 확인됐다.
느슨해진 방역 의식이 바이러스 확산을 초래한 꼴이 됐다.
충북도는 농장 진입로 생석회 도포, 농장·축사 매일 소독,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손 씻기 등을 당부하는 등 '소독·방역수칙 준수 30일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AI 발생지를 중심으로 한 보호지역(반경 500∼3㎞)에는 육계 4만마리를 키우는 농장이 있다.
충북도는 AI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25일까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육계 조기 출하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가금농장 종사자들에게 "'농장 4단계 소독' 수칙을 반드시 실천하고, 철새도래지와 저수지, 하천, 농경지 출입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 코로나19 확진자 다시 증가…학생 감염 '비상'
ASF, AI와 함께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탓에 보건당국의 시름도 깊다.
◆…코로나19 다시 확산세…붐비는 선별검사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2일까지 사흘간 20명대를 유지하던 도내 확진자 규모는 23일 40명으로 급증했고, 24일 오후 4시 기준 26명이 추가 감염됐다.
학교를 중심으로 한 확산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23일 제천의 초·중학교 관련 11명, 청주 2개 중학교 관련 4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튿날에는 4개 초·중·고교 관련 5명이 확진된 데 이어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는 대학생 5명이 무더기 감염됐다.
돌파감염이 이어지는 것도 보건당국으로서는 큰 걱정이다. 23일 17명, 24일 오후 4시 기준 16명이 돌파감염자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요양시설과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접종(부스터 샷)을 서두르고 있다.
위중증 환자도 지난 19일 5명에서 23일 8명으로 늘었다.
병상 가동률은 54%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병상수급이 빠듯해질 수도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교육청과 협의해 방역수칙 준수를 중심으로 한 학생 생활지도를 강화하고 외지 방문 자제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