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수출 주력 업종 협회 대상 조사
수출증가율, 올해 24.1%→내년 3.3%
가전·철강 '흐림', 조선·섬유·정유 '맑음'
美·中 갈등에…내년도 원자재 수급 불안
"투자활동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필요"
◆…내년 제조업 수출증가율이 올해 성장률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주력 제조업의 실적 회복세는 내년에 둔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기저효과의 감소, 원자재 수급 불안과 미국·중국 간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반도체, 자동차, 정유, 조선, 철강,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섬유, 가전, 바이오헬스 등 10개 수출 주력 업종 협회를 대상으로 '2021년 실적·2022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체 평균 매출액은 작년과 비교해 14.7%, 수출액은 24.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4.9%, 수출액은 3.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성장세는 약화된 모양새다. 특히 수출액의 경우엔 올해 성장률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올해는 조선, 자동차 업종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전경련은 "조선업계의 매출 급감은 원재료인 후판(두께 6mm 이상의 철판) 등의 가격급등에 따른 원가 손실을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선반영한 결과"라고 했다. 자동업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과 내수 감소로 전년 대비 5%까지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엔 가전, 철강 업종 등이 올해보다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전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효과가 줄면서 올해보다 5~10% 가량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수출단가 조정의 영향으로 매출이 5%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조선업계는 수주 증가와 선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대비 2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섬유, 정유, 바이오헬스 업종 등도 5~15%의 매출 증가가 예상됐다.
전경련은 "영업이익 추정을 통해 수익성을 예측한 결과 올해는 조선업계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상승할 전망인 반면, 내년엔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철강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요 업종 협회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수출기업의 현안으로 부상한 원자재 수급 불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보호무역주의에 대해 내년 상황도 부정적일 것을 내다봤다. 원자재 수급의 경우엔 올해보다 약간 악화(60.0%)되거나 매우 악화(10.0%)될 것으로 봤다. 약간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업계는 한 곳도 없었다. 미·중 무역 갈등도 약간 악화(70.0%)될 것으로 전망한 업계가 가장 많았다.
반면, 내년 국내 경제 전반의 상황에 대해선 올해와 비슷(50.0%)하거나 약간 개선(40.0%)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국내 투자는 올해보다 약간 개선(60.0%)될 것이며, 국내 고용은 오해와 비슷할 것(70.0%)이란 의견이 가장 많았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 경영활동 관련 우려 사항으로는 규제, 경쟁제한(30.0%)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주 52시간 근로제로 인한 인력 운영 애로 등 노동 부담(20.0%), 온실가스 감축 부담(15.0%) 등 순이었다.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정책으로 '기업 투자활동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30.0%)'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 주요 수출국 통상여건 개선·노동유연성 확대 및 임금 안정화·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양성(각 15.0%)이 필요하다고 봤다.
전경련은 수출 주력 업종 협회들이 밝힌 애로사항과 희망 정책을 기반으로, 내년 국내 주력 제조업의 5대 변수는 ;타이거(T·I·G·E·R)'라고 했다. 세제(Tax), 인플레이션(Inflation),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환경기준(Environmental Standards), 규제(Regula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해 요약한 것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원자재 가격 불안정과 공급망 차질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재확산도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며 "호랑이의 해인 내년에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을 돌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