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미완성이란 지적 많이 받아"
"정책이든 행동양식이든 사고방식이든 나아질 가능성 있어"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하자는 없었던 사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 연합뉴스 제공>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한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볼 때 완성형이 아니"라며 "발전도상인으로서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 전 이사장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후보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생존자', '발전도상인', '과제중심형' 3가지를 뽑으며 "5년 전 경선 때 엉망인 점이 많았지만, 5년 지난 지금 시점에서 5년 전과 매우 다르다. 정치하는 동안 계속해서 정책이든 행동양식이든 사고방식이든 나아질 가능성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87년 민주화 이후 대부분 완성형 대통령들이었다"며 "예컨대 노태우 대통령이나 김영삼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이나 또 낙선했지만 이회창 후보나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같은 분한테 '저분이 대통령 되고 지금보다 더 고양된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를 갖고 뽑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미완성이란 지적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했다. "한미FTA를 추진한 건 후보 시절의 노무현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대통령 재직하면서 여러 보고를 받고 상황을 점검하고 판단해보건대 위험하나 이 길을 우리나라가 가야 될 것 같다, 선진통상국가의 길을 가야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해 지지층의 요구와 반대로 가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발전도상인이다"라고 평했다.
이어 "2014년 두 번째 성남시장 될 때 분당구에서 과반득표로 2만 표 넘게 앞섰는데 깜짝 놀랐다"며 "저 사람이 어떻게 분당구에서 과반득표를 했지 알아보니 일을 잘하는 거다. 그래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 "첫 도지사 국정수행 조사를 보면 40% 미달하는 조사도 있고, 40%상에 걸쳐져 있었다. 그런데 1년 후 60% 가고 2년 후에는 70% 이렇게 올라갔다"며 "경기도민이 1, 2년 가면서 높은 점수를 주는 것, 저걸 또 넘어서겠네 그런 느낌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람은 되게 머리가 좋은 사람이고,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목표의식이 뚜렷해서 자기를 계속 바꿔나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고, 대통령이 될 경우에도 안 될 경우에도 정치하는 동안 정책이든 행동양식이든 사고방식이든 나아질 가능성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를 인간으로서는 산업화 시대를 죽지 않고 건너온 생존자로 표현했다. "13살 때까지는 시골 안동 오지에서 화전민 가정에서 살았다. 13살부터 시작해서 18살까지는 도시빈민가정에 속해 있는 소년노동자였는데 산재도 여러 번 당했다"며 "대학에 진학함으로써 그것을 빠져나왔는데 공부한 이유도 생존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0년에 성남시장되고 나서 엄청나게 수사도 많이 받았고 기소도 당했다. 작년에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판결 받은 건이 다르게 판결이 나왔더라면 정치적으로 사망했다"라며 "정치적으로도 지난 10여년 동안 사실상 생존자에 가까운 경로를 거쳐왔다"고도 말했다.
특히 "정치 들어와서도 실제로 법적 문제가 있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며 "이 사람이 작은 오류들은 있었을지 모르나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하자는 없었던 사람 같다"고 짚었다.
지난해 4월 정치평론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던 유 전 이사장은 이날 "지난 4월 총선 끝나는 날 앞으로 안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며 "그때 사고도 좀 있었고, 감당이 안 돼서 그랬는데 한 1년 반 넘게 쉬고 나니까 다시 기운도 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격 재개는 아니고 글 쓰는 사람이니까 그 일 하면서 자연스러운 기회가 있을 때 할 생각"이라며 넌지시 평론 재개 의사를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