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 "백신 효과, 3개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4개월부터 굉장히 낮아"
"전국 중환자 병실 가동률 79%, 거의 80% 육박"
이재갑 "백신 효과, 중증예방효과 감소 빨리 나타난 부분, 예측 못했다"
"비상계획 전면 선언하고 발동해야"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잇따라 나온 가운데 지난 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한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제공>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7천명대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7102명이라고 밝혔다. 2차 접종(기본접종) 완료자가 18세 이상 성인 기준 90%를 넘고, 전체 인구 대비 80.5%를 넘는데도 확진자 증가 속도가 예측치를 벗어났다.
이에 대해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9일 "백신 효과가 6개월은 갈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3개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4개월부터는 굉장히 낮아졌다"며 전문가들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의 인터뷰에서 "확진자 늘어나는 속도, 규모는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가장 힘든 건 위중환자가 많이 는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 병상 문제 등이 더 악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반장은 "조금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 백신 효과가 6개월 갈 것이라고 예상했을 때 위중환자 발생 비율, 위중화율이 대개 1.4~2.7%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최대치로 잡고 병상 준비 등 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 효과를) 6개월 예측했던 게 3개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4개월부터는 굉장히 낮아졌다"며 "그 부분 때문에 병상 등 급격하게 위중환자가 늘어남에 따른 어려움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위중증 환자 수 급증으로 인한 중환자 병상 확보와 관련해 박 반장은 전국 중환자 병실 가동률이 79%로 거의 80%를 육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반장은 "수도권이 85%, 비수도권이 60% 정도로 때에 따라 90% 육박하기도 한다"며 "현재 중환자 병상으로 확보된 게 1천900 병상 정도다. 특히 중증환자 같은 경우 1천200 병상, 거의 중증환자 병상처럼 쓰고 있는 준중증 병상도 650 병상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준중증 병상은 몇몇 병원에서 자발적으로 '우리도 코로나 진료에 함께 하겠다'고 해 당초 목표보다 더 많이 병상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가 60명으로 늘어난 것과 관련해 진행자가 '마스크 착용하고 오미크론 감염 환자와 1분 정도만 대면했는데도 전염됐다는 경우가 있다'고 묻자 박 반장은 역학조사를 통해서 더 밝혀질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박 반장은 "그 부분은 식당 손님이 확진됐고 종업원이 감염된 사례였다. 이런 사례 같은 경우는 여러 환경도 고민해야 한다"며 "식당은 마스크를 벗고 상당 시간 동안 밥을 먹고 대화를 한다. 그 확진자가 머물렀던 시간, 이것이 공기 중 전파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식당 환경, 식당 환기를 안 했을 때 문제까지 사전에 고려할 사항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파력 부분은 바이러스 자체가 갖는 특성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이동량, 국민 개개인 면역, 특히 백신 효과가 떨어졌다는 것도 (전파) 속도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동량을 제한하거나 특별히 면역력을 더 확대시키지 않는 한 (신규 확진자는) 엄청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재갑 "중증환자 치료 안 되는 파국 상황" 경고
한편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예상 밖으로 백신의 효과 감소, 중증예방효과 감소가 빨리 나타났던 부분들을 정부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예측 못했다"고 밝혔다.
확진자 중 중증환자로 진행되는 비율이 당초 1.6%였는데 지금 중증화율이 2~2.5%인 부분에 대해 이 교수는 "병상설계를 했을 때가 9, 10월이다. 그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도 그때 1.6%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병상 부족 상황 때문에 중증환자 치료가 제때 안 되는 파국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이미 주말부터 사망환자 70명 넘었던 날도 있다"며 "어제도 60명 넘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에 이 단계보다 더 넘어가게 되면 (하루) 사망환자 100명 넘는 것도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상황 인식이 조금 낙천적, 낙관적이 아니었나라고 지적하며 비상계획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계적 일상회복을 완전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 교수는 "이번 주에 비상계획이라고 말하지만 반 정도밖에 시작 안 한 상황이라서 지금 상황은 비상계획을 전면적으로 선언하고 바로 발동해야 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가 영업시간 제한을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손실보상 부분에서 정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자영업 소상공인 지원하는 부분은 첫 번째 손실보상을 하든지 아니면 영업이 잘되도록 해서 경기를 부양하든 두 가지 방법이다. 후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은 악화됐기 때문에 확실하게 손실보상을 약속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쉽게 들어갈 수 있고,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도 정부가 지금까지 손실보상을 제대로 했다면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뢰감을 잃은 부분들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