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 불참 탓에 선거 보이콧으로 이어져
중국 정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기조 유지 전망
◆…개편된 홍콩 입법회 선거가 치러진 19일(현지시간)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직원들이 투표함을 개표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20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의회 선거가 사상 최저치인 30.2%를 기록했다. 이는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범민주진영에서 후보를 한 명도 내지 않아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중국이 지난 3월 말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선거제를 개편한 뒤 처음 실시된 입법회 선거로 직·간접선거를 포함해 90명의 의원을 선출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전체 유권자 447만2000명 중 135만 명이 참여해 최종 투표율은 30.2%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6년 9월 투표율은 58%였고, 2000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치러진 총선에서도 43.6%였던 것에 비하면 사상 최저인 수준이다.
정부가 ‘애국자’로 선별한 후보자만 출마할 수 있는 이번 선거는 일부 운동가, 외국 정부, 인권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가운데 야당인 민주당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주요 민주진영 인사들이 대부분 2019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홍콩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은 데다 일부는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출마를 희망해도 정부 관리들로 꾸려진 자격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같은 투표율에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00만 명 이상이 투표를 한 것은 홍콩 선거를 방해하려는 외세의 거짓말과 모략을 부숴버린 것”이라며 “투표율은 새로운 입법회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명보에서도 낮은 투표율이 나와도 중국은 끄떡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신문은 “중국 정부는 낮은 투표율에 이미 심적으로 준비돼 있을 것”이라며 “홍콩 선거 보이콧은 투표율만 끌어내릴 뿐 정치적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고 홍콩의 선거제 개편을 잘한 일로 평가하는 중국 정부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