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 부동산 침체 등 역풍 맞아
1990년 천안문 사태 때 성장률 3.9% 보인 이래로 두 번째 낮은 수치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사진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중국 경제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될 조짐이 보인다”며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과 심각한 부동산 부문 침체 등 역풍에 직면한 것”을 원인으로 들며 경제성장에 대한 예측을 기존 5.4%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작년과 비교하여 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6월 8.5%, 10월 8.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것보다 낮다.
특히 내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5.1%로 전망한 것은 지난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국제 제재를 받은 뒤 1990년 3.9%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로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로 규제가 더 강화되고 이에 따른 경제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부채가 과도한 부동산 부문의 심각하고 장기적인 침체는 경제 전반에 걸쳐 파장이 일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경고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첫 해였던 지난 2020년 중국 경제는 2.2% 상승했다.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질 당시 유일하게 성장을 기록한 주요 경제국이었지만 올해는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확산, 에너지 위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파산 위기 등 여러 변수에 대처하느라 진땀을 빼왔다.
기술,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전면적 규제로 주식이 타격을 입었고, 회사에서는 대규모 정리 해고로 많은 실업자가 양산돼 고용압박이 커졌다. 지난해 시작된 부동산 기업에 대한 추가 규제는 이미 많은 부채를 떠안고 있는 주요 대기업에 고통을 가중시켰다. 중국 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업계는 심각한 침체에 빠졌고 주요 기업들은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증가하는 골칫거리들로 중국은 경제 정책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하기로 했다. 이달 초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고위 지도자들은 주요 경제회의에서 2022년 최우선 과제로 “안정”을 삼았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 이자를 낮추고 소비자의 지출과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새로운 경기부양책의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지난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가계와 기업의 차입금을 줄이고 소비지출과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주요 금리를 인하했다. 중국 중앙은행도 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내려 기업 및 가계 대출 상한을 1조2000억 위안(약 222조4200억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중국은 재정 정책을 완화하고 자금의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침체를 막고자 섰지만, 세계은행은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를 통한 성장 촉진”이라는 전통적인 정책은 더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며 중기적으로 양질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체를 재조정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경제 균형 재조정을 위해 중국이 개혁을 통해 과세 시스템 구축, 사회 안전망 강화, 탄소 가격 인상, 녹색금융기구의 개발 등을 이룰 것을 권고했다.
여기에 중국을 소비 및 서비스 중심 경제로 만들고 일원적 국가 중심의 규제정책보다 시장과 민간부문에서 더 자유롭게 역할을 나누고, 고탄소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