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첫 재판, '대장동 5인방' 모두 출석

유동규, 김만배 '배임 혐의' 부인

남욱, 정민용 "공모 사실 없다, 혐의 부인"

공소사실 인정한 정영학 회계사 "죄송하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첫 정식 재판에 이른바 '대장동 5인방'이 모두 출석했다.

관련 의혹으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10일 오전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피고인 5명에 대한 첫 정식재판을 진행했다.

이미 구속된 유동규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와 정민용 변호사 등은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데 반해, 구속을 면한 정영학 회계사는 유일하게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정 회계사는 공소사실을 인정한 이유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씨 등과 짜고 화천대유에 최소 651억 원 정도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 원에 달하는 시행 이익을 주고 그만큼 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측 변호인은 "뇌물과 배임 등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 역시 "재판을 통해 모든 사실이 다 밝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만배씨 측은 배임 혐의에 대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지시했던 방침에 따랐을 뿐"이라며 "화천대유 이익은 고위험을 감수한 투자의 결과지 배임의 결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는 "공모 사실이 없고 배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정 회계사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혀 대조를 이뤘다. 그는 지난해 9월 검찰에 자신 출석해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녹취록 19개를 제출하는 등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재판부는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 방어 차원에서 정 회계사의 녹취 파일 원본을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씨가 복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이들은 녹취록을 검토하면서 앞으로 공판 과정에서 관련 혐의와 녹취록 내용을 반박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녹취록 등사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러한 법원의 녹취록 등사 허용에도 불구하고 김씨 측이 녹취 파일을 다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검찰에서 서둘러 등사를 해달라"고 재차 명령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대장동 개발 실무를 맡았던 성남도시공사의 한 모 팀장에 대한 증인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