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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의결권주 좌초되나]

文정부 벤처육성 회심의 카드... 민주당 일각에서 발목잡아

조세일보 | 염재중 기자 2022.0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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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정부입법 발의

21대 국회 양경숙 의원 입법발의

20대 국회 때 최운열 의원 최초 입법발의 후 아직까지 도입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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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전체회의(사진 = 연합뉴스 )
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한 <복수의결권제 도입 법안>이 국회 법사위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면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복수의결권주는 기술혁신기업인 구글이 2004년 주식시장 상장에 성공한 후 벤처혁신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진 이후 15여년간 우리나라에 도입을 추진해 온 법안이다. 이 법안의 도입 찬성론자는 주로 벤처창업인과 보수정당, 반대론자는 민주당 일각이었다. 양당의 첨예한 입장차이로 지난 십수년간 벤처기업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제대로 논의도 못했던 사안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문재인 정부 들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친기업행보라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복수의결권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정부의 헌신없이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복수의결권제의 부정적인 측면도 이미 박영선 장관 재직 시의 중소벤처기업부가 검토하여 정부안에 반영해 놓은 상태다.

■ 천신만고 끝에 내놓은 친기업 정책... 좌초될 위기

10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벤처기업 창업주에 한해 의결권을 주당 10개까지 허용하는 내용(복수의결권제)을 담은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여야 간사 간 합의가 불발되면서 안건 상정이 되지 않았다.

이 법안의 핵심은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주의 지분율이 30% 미만일 시, 해당 창업주에게 복수의 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벤처 업계의 숙원으로 꼽혀온 이 법안은 지난달 2일 국회 산자위를 통과하면서 본회의 통과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그러나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다시 한 번 좌절하게 됐다.

이에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는 10일 성명서에서 "복수의결권 도입과 관련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이 새로운 것들이 아니고 그동안 국회 상임위원회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되고 대안이 마련된 것임에도 계속 발목을 잡고 있는 것에 분노와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국회 상임위, 정부,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그동안 노력이 존중돼야하며, 결코 헛되이 취급하지 말고 관련 도입 방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 박용진, 오기형, 이용우 의원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 신중해야"

박용진, 오기형, 이용우 의원 등은 9일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통해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 의원들은 "복수의결권제도 도입의 취지는 벤처기업의 창업자가 지분희석에 대한 우려없이 대규모자금을 손쉽게 유치함으로써 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러나, 복수의결권제도는 기업지배구조와 소액주주 보호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문제점이 더 크므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추진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 의원들은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불공정합병에 이어 물적분할 후 자회사상장까지 자본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일들에 이어 1주1의결권원칙과 주주평등의 원칙을 훼손하는 복수의결권제도의 도입은 공정한 자본시장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 2020년 하반기 박영선 전 장관 '차등의결권 정부입법' 도입 추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재임 시절인 2020년 하반기에 중소벤처기업부는 "비상장 벤처기업이 성장단계에서 경영권 희석 우려 없이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차등의결권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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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벤처기업의 성장(스케일업)과 유니콘기업의 육성을 위해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정하여 차등의결권 주식을 도입하기로 하고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을 정부입법으로 추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지난 2019년 12월 차등의결권 도입 검토를 위한 용역을 완료했으며, 간담회와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2020년) 하반기에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로드 맵까지 밝힌 바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난 2020년 2월 총선 2호 공약으로 벤처업계에 날개를 달아주겠다"며 벤처업계의 숙원사업인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2021년 6월 민주당 양경숙 의원의 대표발의로 차등의결권제도에 대한 입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 문 대통령, 지난해 '차등의결권' 법안 통과 주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K+벤처' 행사에서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허용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국회에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가 제출한 정부입법의 복수의결권 도입 법안이 국회에서 반년 넘도록 표류하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조속한 법률 통과를 주문한 것이다.

■ 최운열 전 의원 "1%가 반대한다고 도입 못하면 민주국가 아니다"

가장 먼저 국회에서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 문제를 논의했던 최운열 전 의원은 20대 국회가 끝나는 마지막 날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차등의결권 도입 법안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에서는 당의 핵심 법안 중 하나로 다뤄져 사실 당론과 다름없다. 의원총회를 통해서 전체 의원이 찬성한 당론은 아니었지만 원내대표나 정책위에서는 정부의 혁신성장을 추동하려면 법안 도입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20대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한두 명 정도의 의원이 법안을 반대하다 보니 통과되지 않았다. 한 명만이라도 발의한 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리 당론이라고 해도 채택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민주당의 1호 법안에 심사 방법 등이 포함돼 있어 이러한 문제점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99%가 찬성하는데 1%가 반대한다고 해서 막히면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서 적극적 도입을 추진하던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 논의가 박주민 의원과 박용진, 오기형, 이용우 의원 등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법사위에 상정되지 못했다.

■ 유니콘기업수 세계 1위~4위 모두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도입

유니콘기업수 상위 1위에서 4위 국가인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모두 차등의결권주식(복수의결권주식)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홍콩과 싱카포르가 2018년 4월과 6월에 복수의결권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을 허용했고, 일본과 프랑스 등 많은 EU 국가들 역시 이 제도를 이미 도입했다.

■ 미국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구글 창업자 '보유주식 수 11.4%, 의결권 51.1%'

미국 주회사법에서는 주식의 의결권 수에 대한 규제가 없으며, 정관의 규정으로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델라웨어주 회사법은 정관으로 복수의결권 규정이 없는 한, 1주1의결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델라웨어주 회사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는 정관의 규정에 따라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또한 뉴욕주 회사법은 정관에 따라 클래스 종류별로 의결권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규정 및 부속규정에 따라 이미 상장된 회사는 새로 복수의결권주식을 도입하여 기존 주주의 의결권을 해할 수 없다.

델라웨어주 회사인 구글의 경우 A클래스 주식은 1주1의결권, B클래스 주식은 1주 10의결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B클래스 주식은 보유자가 언제든지 A클래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B클래스 주식은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보유자가 사망하는 경우 A클래스 주식으로 자동 전환된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보유한 주식 수는 11.4%에 불과하나 의결권은 51.1%를 차지한다.

또한 2019년 상반기 상위 10위 안에 드는 신규상장기업의 경우 10개 기업 중 7개 기업이 복수의결권주식을 보유하여 이 제도가 최근에도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중국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국부유출 방지→복수의결권주식 상장 허용

2005년 바이두(Baidu), 2014년 알리바바(Alibaba), 징둥(JD) 등 중국 대표 IT기업의 연이은 미국 상장으로 인해 중국 정부는 미국 증시의 복수의결권제도에 주목했다.

특히 2014년 9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차등의결권이 허용되는 뉴욕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중국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2018년 11월 5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은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커촹반(科创板)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중국은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커촹반'이라는 과학기술혁신주 전문시장을 설립하여, 상하이를 국제금융 및 과학기술혁신의 중심지로 육성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논의 과정 속에 2019년 1월 28일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의 동의를 거쳐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설립 및 등기제 시범구역에 관한 실시의견'을 발표함으로써 증권감독위원회의 커촹반 설립과 복수의결권제도를 허용하였다.

커촹반(STAR Market, 과학기술혁신판) 개장 후 2019년 7월 22일 25개 상장기업의 거래가 개시됐으며, 가장 큰 특징은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과 적자기업의 경우에도 상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식회사 유클라우드(Ucloud, 优刻得科技股份有限公司)는 2012년 3월 16일 찌신화(季昕华, 모씨앤펑(莫显峰), 화쿤(华琨) 3명의 창업자가 상하이에서 설립한 중국 IT기업이다.

유클라우드는 2019년 '후룬(胡潤)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에서 70억 위안의 가치평가로 264위를 차지했다.

유클라우드는 처음에 유한회사로 설립됐으나, 2018년 9월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주식회사로 조직변경 당시, 찌신화(季昕华), 모씨앤펑(莫显峰), 화쿤(华琨) 등 3명의 창업자가 각각 회사주식의 14.1%, 6.5%, 6.5%를 보유했다.

이후 제10차 증자까지 진행하며 지배주주 3명의 의결권 지분은 더욱 희석됐다. 대표이사인 찌신 화(季昕华)를 비롯하여 이사인 모씨앤펑(莫显峰), 화쿤(华琨) 3인이 회사의 공동지배자로써 유클라우드 전체 주식의 26.8%을 보유했다.

그러나 2019년 3월 17일 임시주총 소집해 특별의결권주식(복수의결권주식) 도입 방안에 대한 결의를 통과시킨 후 유클라우드 창업자 찌신화(季昕华), 모씨앤펑(莫显峰), 화쿤(华琨) 3인이 의결권의 64.71%를 보유하게 됐다.

■ 유럽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덴마크, 프랑스, 아일랜드, 헝가리,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 이탈리아, 폴란드, 노르웨이, 체코, 영국 등 유럽의 많은 국가가 복수의결권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2014년 2월 개정 이전에는 2년 이상 계속하여 동일인이 주주명부상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한하여만 보통주에 2배 의결권이 보유되었으나 현재는 정관에서 자동적으로 2배 의결권이 부여됨으로써 복수의결권주식제도가 강화됐다.

따라서 프랑스의 경우 정관에서 배제하지 않는 한 2년 이상 계속하여 동일인이 주주명부상 지위를 유지하면 자동적으로 2배 의결권이 부여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2년 이상 계속하여 주식을 소유하거나 상장을 할 때 복수의결권주식을 허용한다. 2년 이상 계속 주식을 소유하면 정관에 근거하여 2배 의결권이 부여될 수 있고, 상장 시에는 정관에 근거하여 3배 의결권이 부여될 수 있다.

반면 독일, 벨기에, 에스토니아, 스페인, 그리스, 룩셈부르크 등은 복수의결권주식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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