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0대 그룹 CEO 토크 "청년 채용 각별한 관심 가져달라"

"시장 이기는 정부 있을 수 없고, 시장에 역행하는 정부 존재 어려워"

디지털 전환, 팬데믹 위기… "기회로 만들어야"

정부 역할 "공정 경쟁 가능, 자원 배분 효율적, 창의·혁신 자유롭게 펼치도록"

불공정, 불평등 문제 방치 → 양극화 → 효율 저하, 저성장 → 기회부족, 경쟁 격화 

"성장 회복해야 경제 문제 해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0대 그룹 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저성장 속에서 기회부족과 경쟁이 격화된 점에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 회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12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회관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합시다'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국가의 역할 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 공동체를 지키는 안보에 있고, 그 다음으로 국가 구성원 상호간에 공정한 룰을 지키게 하는 것이라며, 그리고 같은 무게로 중요한 것이 민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더 나은 국민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은 시장 속에서 창의와 혁신이 자유롭게 일어나고, 효율성이 제고되고 합리적 경쟁이 가능하도록 시장을 조정하고 기업활동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토대를 구축해주는 것"이라며 "기업인들은 기업 활동의 결과로 정부와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며,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상호 의존적인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세계적인 위기 속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면서 환경위기,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우리가 에너지 전환을 해내야하고,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런 위기를 이기고 넘어가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로 표현되는 주기적인 팬데믹도 아마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런 어려운 상황을 우리만 겪는다면 정말 억울할 수 있겠지만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한꺼번에 겪는 위험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이겨내는 것을 넘어 하나의 기회 요인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ESG 경영'에 대해서 경총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재명 정부에서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기성 세대는) 고도 성장기에 많은 기회를 누리고 살면서 많은 성취를 얻고 사회적 위치를 차지 했지만 불공정과 불평등 문제를 방치해 현재 양극화는 심각한 문제가 됐다"며 "자원의 불평등 배분이 곧 사회 전체의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됐다"고 짚었다.

이 후보는 "결국 저성장이라는 늪에 빠지는 하나의 계기가 됐고, 신입세대들은 저성장의 고통을 완전히 다 떠안게 됐다"며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기본 욕구이지만 사회적 기여와 공헌, ESG 경영의 일환으로 청년 채용에 대해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규제 완화'와 관련해 "지나친 독점문제나 자원의 시장 남용 문제를 억제해야 합리적 경쟁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게 아닌 반대의 규제는 과감하게 철폐·완화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것은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부당하게 기업 활동을 억제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 안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충분히 합일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경식 경총 회장은 우리 기업이 여건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각종 행정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규제가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월등히 까다롭고 최근에는 상법의 지배주주 의결권 규제까지 세계에서 유래없이 강화됐다며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회장은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보완하지 않으면 많은 기업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게 될 형편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이 후보의 관심을 촉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SK지오센트릭의 나영수 사장은 "탄소중립은 업계에서 대단히 도전적인 과제"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저희는 생존을 넘어 성장의 기회로 삼고자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나 사장은 "SK그룹은 2030년까지 2억 톤의 CO2 감축의 계획을 발표했고, 저희 회사는 그 중에서 플라스틱 웨이스트 제로와 카본 제로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정 속에 있다"고 소개하며 탄소 중립의 세계에 다가가는 노력을 하고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롯데 지주의 커뮤니케이션실 고수찬 부사장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청년 기업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훈련, 창업 지원 정책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물었고, 이 후보는 취업과 창업에서 창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시대에 왔다고 생각한다며 창업에 도전해서 실패했을 때에도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김학동 부회장은 탄소중립과 관련해 독일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독일의 경우 산업정책과 에너지 정책, 기후변화 대응을 하나로 통합해서 부총리급으로 경제기업기획부를 작년 12월 달 출범을 했다고 한다"며 독일처럼 우리 정부 역시 관련 부서를 통합해 대응할 생각을 없느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일리있는 지적"이라며 "저희도 기후 에너지부만 얘기한 건 아니고, 기존의 정부 부처 편제가 매우 경직돼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 부분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서 결국 과학기술 부분을 총괄하면서 과학기술과 관련된 산업 정책을 통합하면 말씀하신 취지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는 약 1시간을 조금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손경식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간담회를 통해서 (이재명) 후보의 해박한 경제에 관한 이해와 지식에 대해 매우 감명깊게 들었다"며 "다시 한 번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호평했다.

손 회장은 거듭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이 후보는 "기업 측도 고민이 되겠지만, 산재로 아까운 목숨이 연간 2천명이 넘는다"며 "그 사람들과 가족들의 입장에서 보면 또 심각한 주제이기 때문에 모두가 함께 산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면 이 문제도 조정이 되지 않을까"라며 낙관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우무현 GS건설 사장, 정상빈 현대차 부사장, 조현일 한화 사장, 하범종 LG사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간담회가 시작되기 전에 이 후보에게 경총의 정책건의서도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