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복지재단… 수상한 인적 구성, 인건비 지출 0원
재단 대표이사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 건진법사의 스승 '혜우스님'이 재무이사
윤석열, 이현동 전 청장 부실기소 의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 (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김건희 부부에게서 과거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켰던 최순실의 미르재단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 '윤석열일가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건진법사'라는 무속인의 캠프 관여가 과거 최순실의 미르 재단과 비슷한 의혹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 2018년 이현동 전 국세청장 '연민복지재단' 대표이사 취임 전후 무죄판결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장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국민검증특위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김대중 전대통령을 사찰한 혐의로 윤석열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3월 2일에 구속기소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이현동 전 국세청장은 국세청 차장이던 2010년 5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국정원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해외비자금 의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인 일명 '데이비드슨사업'에 관여해 대북공작에 써야 할 자금 5억여원과 미화 5만달러를 낭비한 혐의(국고손실)를 받았고, 이와 별도로 2011년 9월에 국정원에서 약 1억2천만원을 활동자금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특가법 뇌물수수)를 받았다.
이 사건은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금액이 총 6억 7천만원에 이르고, 당시 현직 국세청 차장이던 이현동이 전직 대통령을 뒷조사했다는 점에서 국가적 파장이 매우 큰 사건이었다고 특위는 지적했다.
그런데 이렇게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던 이현동 전 청장이 재판중에 '연민복지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재단 대표이사 취임을 전후해 1심, 2심 무죄판결을 받았다.
■ 연민복지재단, 수상한 인적 구성과 인건비 지출 0원
특위에 따르면 이현동이 대표로 있는 연민복지재단 이사진을 보면, 원종택이 재무이사로 등재돼 있는 바, 이 사람이 바로 혜우스님이며, 재단의 주소나 연락처도 혜우스님이 주지로 있는 일광사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원종택(혜우스님)은 '코바나컨텐츠 전시 성공 기원 법회'를 세 차례나 할 정도로 김건희씨와 가까운 사이이며, 금번 윤석열후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한 의혹을 받고 있는 건진법사(속명 전성배)의 스승으로 알려져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건진법사'라 불리는 전성배 역시 최근까지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네트워크본부 고문을 맡아 댓글조작단 활동을 해왔으며, 2018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윤석열이 신천지를 어떻게 하냐고 물었을 때 '(신천지는) 영매니까 냅둬라'고 충고했을 정도로 윤석열 후보와 가까운 사이라고 특위는 설명했다.
'연민복지재단' 설립 당시 출연내역을 보면 총 6개 업체가 1억에서 7억원씩 출연하였는데 그중에는 희림건축과 효림에이치에프가 있다. 희림건축은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에도 3차례나 후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 효림에이치에프는 국힘당 한무경 의원이 총선직전까지 대표로 있던 업체인데 연민복지재단에 1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문제는 한무경 의원 본인이 연민복지재단이나 혜우스님에 대해 알지도 못하며 출연한 사실도 몰랐다고 하는데, 그 경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코로나팬데믹으로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1억, 7억이라는 거액을 급조된 법인에 기부한 경위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재단 임원진을 보면 전직국세청장, 전직 한국은행조사부장, 법무법인 고문, 대학교수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재무재표상 인건비 지출은 0원"이라며 "재단이 특정 목적으로 급조돼 전혀 활동하지 않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 윤석열의 부실기소 의혹
국민검증특위는 무엇보다 "재판중이던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재직중 이해관계가 있던 법인들로부터 출연금을 갹출해서 재단을 만들고, 재단에 김건희와 특수관계이던 원종택(법명 혜우스님)을 재무이사로 영입해서 윤석열 검찰에 로비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동이 기소될 당시 검찰라인은 윤석열(중앙지검장), 한동훈(제3차장), 송경호(특수2부장)였고, 이들이 전직대통령 뒷조사라는 국가적 사안으로 기소된 이현동 전 국세청장에 대해 부실한 봐주기 기소를 해주는 댓가로 특수관계인인 혜우스님을 재단의 재무이사로 참여시킴으로써, 사실상 17억원 상당의 재단을 이들에게 넘긴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게 국민검증특위 의혹의 핵심이다.
특위는 "이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업체들과 어떤 이해관계를 가지는지는 추가로 규명해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
국민검증특위는 "윤석열 후보는 말로는 공정을 말하면서 부실 봐주기 기소로 검찰권을 남용한 장본인"이라며 "삼부토건의 파주운정지구 부실기소 의혹, 100억4500만원을 배임 및 알선수재한 부산저축은행 대출브로커 조우형씨 미입건 축소수사 의혹, 논산 백제병원 부실기소 의혹, 국힘당 김재원의원의 국가정보원 예산 여론조사비 유용사건 봐주기기소 의혹이 그 대표 사례"라고 제시했다.
국민검증특위는 "윤석열 후보가 10원도 남에게 피해를 안줬다는 장모 최은순씨는 이미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꼬집으며 "더 이상 허언으로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고 본인과 장모, 부인의 각종 비리와 의혹에 대해 국민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더 이상 박근혜정부를 지배했던 최순실 미르재단 그림자가 김건희 최은순 윤석열로 이어지는 샤머니즘 그룹에 의해 재현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