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찍고 조정?…전문가 절반 "올해 집값 떨어진다"

KDI, 경제·부동산 전문가 503명 설문

경제전문가와 부동산 전문가 절반 가량이 올해 전국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주택매매가격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금융규제 등이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매매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금융규제와 세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경제·부동산 전문가 503명을 대상으로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본 비중이 51.3%로 가장 많았다. 상승은 30.4%, 보합은 18.3%였다. 응답자들은 '소폭 하락'(-5~0%)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매매가격 상승 또는 하락에 영향을 미칠 요인들은 대체로 고르게 선택됐다. 상승 전망 요인으로는 신규 공급 입주물량 부족(29.5%), 투자 대체재 부족과 풍부한 유동성(24.5%), 세제 강화에 따른 기존 매물 감소(21.9%), 임대차 3법 시행 후 2년 도래로 전세 가격 상승 및 갭투자 증가(19.0%) 등이 지목됐다. 하락 전망 요인으로는 주택매매가격 고점 인식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31.7%로 가장 많았고 금리 인상(28.5%), 금융 규제(19.3%), 주택 관련 세제 강화(17.6%) 등 순이었다. 
지난해 시행된 정부의 주요 부동산정책이 향후 시장안정 효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부정적(매우 낮음+낮음)인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매매시장에 효과가 낮을 것이란 응답이 58.6%였고, 전세시장은 68.2%였다. 특히 '전세시장 안정 효과가 높다'는 응답은 13.1%에 그쳤다. KDI는 "올해 7월에 계약갱신청구권이 적용된 전·월세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이를 기점으로 임대시장의 변동성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책을 사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매매시장 안정을 위해 세제·금융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금융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4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취득세(53%), 보유세(43%)에서도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 전세시장 안정 위해서는 임대차 3법을 완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68%였다. 민간 임대사업자의 세제혜택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비중은 절반(52%)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