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인적용역 사업소득 징수 자료
비임금 노동자, 전년 대비 35.5명 늘어
수도권 몰림…1인당 연 수입 1540만원
◆…서울 동대문종합시장의 퀵서비스 기사들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특수고용 노동자·프리랜서·플랫폼 노동 등 법적으로 노동자 지위를 인정 받지 못하는 비임금 노동자가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35만명 이상 늘며, 7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업종 분류로는 규정하기도 어려운 '기타 자영업자'는 345만명에 달했다. 노동법 보호 밖에 떠밀린 비임금 근로자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2020년 귀속 국세청 인적용역 업종별 사업소득 원천징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임금 노동자 수는 704만3964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5521명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 탓에 2019년 증가 폭(55만6576명)보다는 20만명가량 적은 수치다.
이들은 요가강사, 대리운전 기사, 보험설계사, 물품배달 등 특정 사업장이나 플랫폼을 통해 일하며 사실상 급여나 다름없는 출강료·수수료를 받는 '개인사업자'다. 대부분 벌이가 시원치 않다. 비임금 노동자들의 1인당 연간 수입은 약 1540만원으로, 수입이 높은 병의원 종사자를 제외했을 땐 1050만원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물품배달 종사자가 540만원, 퀵서비스는 650만원, 대리운전사는 280만원을 번다. 이에 반해 페이닥터 등 병의원 종사자의 1인당 연소득은 3억7770만원에 달했다.
비임금 노동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 지역으로 217만 8849명이었으며 이어 서울(169만4546명)·인천(47만7144명) 순이었다. 수도권 비중이 전체의 62%다.
◆…(2016~2020년 귀속 사업소득 원천징수 현황, 자료제공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도 두드러진다. 물품배달은 19만6753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명 늘어났다. 5년 전(2016년, 4만1444명)과 비교하면 5배에 달하는 규모다. 퀵서비스는 6만4033명 증가한 10만831명으로 전년(3만6798명)보다 3배 가량 늘어났다.
비임금 노동자 중 '기타 자영업'은 2019년 315만2394명에서 2020년 344만9875명으로 29만7481명 증가했다. 이들은 기존 업종코드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직종 종사자들이다. 기타 자영업은 5년 전(2016년, 173만4651명)과 비교해 2배 가량 늘었고, 전체 비임금 노동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3.4%에서 49%로 증가했다.
장혜영 의원은 "수입도 낮고, 사회보험 등 안전망이 없는 비임금 노동자의 종사 형태 등이 코로나19 상황에서 크게 변화했다"며 "노동권 확장을 위해 '일하는 시민을 위한 기본법'의 필요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